“가난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고 너무나 쉽게 말하지만”
가난의 당사자가 자신이 처한 현실을 ‘우회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드러내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가난을 향한 수많은 편견과 오해들로 인해 당사자들은 물리적 고달픔과 내면의 애달픔 중 어느 쪽도 자유롭게 털어놓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난’이라는 두 글자에 담긴 미묘하게 부정적인 뉘앙스를 느끼기 시작했을 때부터 저는 친구들에게 우리 집 형편이 어렵다는 사실을 숨겼습니다. 개인의 자율과 확장성마저 돈에 얽매이는 지독한 나날 속에서 저는 ‘가난’에 대해 떳떳할 수 없었고, 감출 수만 있다면 최대한 감추고 싶었습니다. 철모르던 시절에도 분명 가난한 게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았지만, 자꾸만 움츠려드는 어깨를 어쩔 수는 없었습니다. 그 후 가난한 게 비록 자랑은 아니지만, 꽁꽁 감춰야할 치부도 아니라는 결론에 다다르고 나서야 저는 비로소 이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습니다. 눈치 보지 않아도 될 것을 눈치 보게 하고, 희생하지 않아도 될 것을 희생하게 만드는 ‘가난’에 대한 제 경험을 최대한 솔직하고 가감 없이 담은 곡입니다.
Composed & Lyrics by 김율 / Arranged by 김건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