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난 후 생각을 해보니 같은 곳을 향해 부지런히 뛰었던 기억 밖에 없다. 꿈속에서도, 추억 속에서도, 하다못해 억지로 만들어 내는 상상 속에서 조차도 그의 옆모습만이 항상 내 옆에 있을 뿐이란 걸 깨닫는다. 그토록 사랑했던 그 시절에 왜 우리는 좀 더 서로를 마주보지 못했을까? 슬리핑포엣의 열네 번째 앨범 “마주보기”는 꿈속에서라도 서로를 마주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사랑하는 사람과는 지향점이 같아야 한다는 말을 우리는 자주 듣는다. 분명 지향점을 공유한다는 공통분모는 두 사람의 관계를 형성하고 지속시키는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여기에 함몰되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산다면 사랑했던 관계가 이별이라는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슬리핑포엣은 “마주보기”를 통해 얘기하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가수 김유단이 보컬 피쳐링으로 참여를 했다. 슬리핑포엣이 표현해 내고 싶은 스토리텔링의 농도를 김유단이 잘 해석하여 소화해 냈다. 마주봤던 기억을 끄집어 내려는 주인공의 노력이 결국은 수포로 돌아가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마주보기가 얼만큼 소중한지를 얘기하고 싶었던 슬리핑포엣의 간절함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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