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동화, 레몽] 은 3~7세 아이들을 좋아할 만한 한국 전래 동화, 세계 명작 동화 등 수백여 편의 이야기를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리로 담았다. [소리동화, 레몽] 은 아이의 귀로 듣는, 문자가 아닌 소리 중심의 동화이기에 등장인물의 대사와 감정표현에 비중을 둬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소리동화, 레몽] 의 콘텐츠 수익금의 10%는 아동 성폭력 및 학대 추방을 위한 활동에 기부된다.
호랑이에게 잡아먹히게 될 정이 많은 팥죽할멈을 알밤, 쇠똥, 절구, 멍석, 지게 등 집에 있는 물건들이 도와주어 호랑이를 물리친다는 이야기로, 아무리 보잘 것 없고 약한 존재라도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치면 어떤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이 담겨 있는 이야기.
줄거리 - 너희들 동지팥죽 먹어봤지? 동지는 겨울이 다 왔다는 뜻인데 밤의 길이가 일 년 중 가장 긴 날이야. 우리나라는 동지에 팥죽을 먹는 풍습이 있어. 옛날에 팥을 싫어하던 말썽쟁이가 동짓날 죽어서 귀신이 됐는데, 사람들이 말썽쟁이 귀신을 쫓으려고 동짓날 팥죽을 먹었다는 거야. 그래서 사람들은 아직도 말썽쟁이 귀신을 쫓으려고 동짓날 팥죽을 먹는단다. 오늘은 이 팥죽을 기가 막히게 맛있게 끓이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해줄게.
흰 구름이 둥실둥실 떠 있는 고운 날, 어느 깊은 산골에 사는 할머니가 산 아래에 있는 팥밭을 매러 갔단다. 할머니는 허리춤에 호미를 달랑달랑 매고, 콧노래를 흥얼흥얼 부르면서 가셨지. "어서어서 팥이 쑥쑥 자라야 동짓날 맛있는 팥죽을 끓여먹지." 팥밭에 막 도착했는데 커다란 호랑이가 발톱을 쑥 내밀며 나타났어. "어흥, 할멈, 할멈." "아이고머니나, 무… 무슨 일이냐?" "흐흐, 할멈! 나하고 내기나 하나 합시다!" "무, 무슨 내기를?" "나하고 팥밭 매기 시합을 해서 이기는 쪽이 잡아먹기 합시다." '요놈의 호랑이가 나를 갖고 놀다가 잡아먹을 속셈이구나.'
할머니는 힘이 센 호랑이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호랑이와 내기를 하지 않았다가는 당장에 잡아먹힐 것 같았지. 할 수 없이 내기를 시작했는데 할머니가 첫 번째 호미질을 할 때 호랑이는 한 고랑을 팠어. 할머니가 두 번째 호미질을 할 때 호랑이는 두 고랑을 뚝딱 팠지. 어느새 호랑이는 팥밭을 다 맸어. 할머니는 밭을 매는 동안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좋은 생각이 났어. "어흥. 내가 먼저 팥밭을 다 맸지? 흐흐, 약속대로 할머니를 내가 맛있게 잡아먹겠소! 어흥!" "아이고, 호랑아. 내 말 좀 들어봐라. 너와 내가 이렇게 팥을 다 심었으니, 팥을 따고나서 이번 동지에 내가 맛있는 팥죽을 쑤어줄게. 그 후에 나를 잡아먹어도 늦지 않잖니?" -이하 중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