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동화, 레몽)은 3~7세 아이들을 좋아할 만한 한국 전래 동화, 세계 명작 동화 등 수백여 편의 이야기를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리로 담았다. (소리동화, 레몽)은 아이의 귀로 듣는, 문자가 아닌 소리 중심의 동화이기에 등장인물의 대사와 감정표현에 비중을 둬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소리동화, 레몽>의 콘텐츠 수익금의 10%는 아동 성폭력 및 학대 추방을 위한 활동에 기부된다.
- 공식 홈페이지: www.lemongstory.com
홍당무라는 별명을 가진 아이가 가족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머니의 말에 심통을 부리고 말을 듣지 않다가 아버지와 편지를 주고 받고, 아버지와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느끼고 가족을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
- 줄거리 -
어떤 마을에 홍당무라는 별명을 가진 아이가 살았어. 홍당무는 빨간 당근이라는 뜻이야.
이 아이는 머리카락이 빨갛고, 얼굴에 주근깨가 가득했지. 그래서 이름보다도 ‘홍당무’라는 별명으로 불렸단다.
홍당무는 아버지, 어머니, 누나, 그리고 형과 함께 살았어. 그런데 어머니는 집안의 심부름을 막내인 홍당무에게 거의 다 시켰어. 어느 바람이 몹시 불던 날 밤, 홍당무가 책을 읽고 있는데 어머니가 말했어.
“저런, 닭장 문이 열려 있잖아. 누가 좀 닫고 오거라.”
형이 누나를 보며 한쪽 눈을 찡긋했어.
“홍당무야, 뭐하니? 엄마 말 안 들려?”
형이 홍당무에게 말했어. 그러더니 다시 큰 소리로 말하는 거야.
“엄마, 홍당무가 간대요!”
누나는 옆에서 낄낄 웃고만 있었어.
“그럼, 홍당무야. 어서 가서 닭장 문을 닫고 와라!”
형과 누나는 홍당무를 일으켜 세우고 등을 밀며 말했어.
“홍당무는 아주 용감하니까. 이정도 깜깜하고 이정도 바람은 아무렇지도 않아. 그렇지?”
홍당무는 어쩔 수 없이 닭장 문을 닫으러 갔어. 밖은 아주 깜깜했어. 휘위윙 바람소리가 꼭 뒤에서 누가 따라오는 발자국 소리처럼 들렸어. 닭장 문이 덜컹 거리는 소리가 들릴 때면 더 깜짝 놀라곤 했지.
“아, 누가 따라오는 것 같아.”
홍당무는 머리가 쭈뼛 서도록 무서웠어. 그래서 두 눈을 꼭 감고 달려가 닭장 문을 얼른 닫았단다.
홍당무네 집은 ‘피람’이라는 개를 키웠어. 어느 날 저녁 피람이 너무 시끄럽게 짖어대는 거야.
“어휴, 시끄러워. 홍당무야, 밖에 나가서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보고 오렴.”
이번에도 어머니는 책을 읽고 있는 홍당무에게 심부름을 시켰어.
“네.”
홍당무는 대답을 하고 밖으로 나가는 척하면서 대문 근처에 서 있었어. 그러고는 곧 다시 들어왔단다. 홍당무는 ‘씨익’ 미소를 지었지.
‘이제는 바보처럼 모든 심부름을 다 하지는 않을 거야.’
-이하 중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