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로우며 은은하지만 호소력 짙은 곡들을 발표해오고 있는 슬리핑포엣이 또 하나의 발라드 곡을 내 놓았다. 누군가를 잊는 다는 것이 마음에서 그 사람을 지워내는 것이라면, ‘종이비행기’는 사랑했던 사람의 넘쳐나는 기억과 그리움을 비워내는 과정에서 겪어가는 이별의 아픔을 고찰하는 노래다. 지워보려 해도 실패를 거듭해야 하는 긴 이별의 잔인함 속에, 잊고자 하는 노력의 고통마저 내재화되어 버리는 현실을 아무리 멀리 던져도 주위만을 맴돌 뿐인 종이비행기에 비유한 곡이다.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겪어 보는 사랑과 이별에 대한 회한, 그리고 그 각각의 다른 경험 속에서도 우리가 한번쯤은 날려 보았을 나만의 종이비행기. 아무리 있는 힘을 다해 던져 보아도 바람의 저항을 극복하지 못하고 항상 떨어지고 마는 종이비행기처럼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맴도는 노래 속 주인공의 이야기가 곧 우리 삶의 일부분이기에 깊은 공감이 된다.
잊혀져야 극복이 될 수 있는 거라면 잊지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 노력을 무색하게 하는 그리움이라는 바람의 저항 앞에 제대로 날지도 못하는 종이비행기를 계속 접고 있는 노래 속 주인공처럼,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더 많은 종이비행기를 접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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