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메인스트림 재즈의 참맛. 화끈한 스윙, 화려한 즉흥연주가 수를 놓는 하드 밥의 진수. 트럼펫 주자이자 밴드리더인 '진킴'의 다채로운 오리지널 작품들.
“세상에 진짜는 드물다. 이들의 재즈가 그런 것처럼.” - 황덕호 (재즈 애호가)
침체에 빠져있는 한국 재즈계에서 정면 승부를 건 밴드가 등장했다. 진킴이 리드하는 하드밥 퀸텟. 이들은 '김진영 퀸텟' 이란 이름으로 지난 5년 간 서울 재즈 클럽 가(街)에서 300회 이상의 공연을 해온 탄탄한 팀워크의 밴드이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아트 블레이키와 재즈 메신저스, 디지 길레스피, 클리퍼드 브라운-맥스 로치, 마일스 데이비스, 리 모건, 우디 쇼와 같은 정통 하드 밥 퀸텟의 유산을 이어가고 있다. 그것은 즉흥연주와 스윙 그리고 블루스가 잔뜩 녹아 있는 재즈의 본질적인 스타일이다. 제 귀에 스윙을 하지 않는 재즈밴드는 알맹이가 없는 무엇 같아요. 제 생각에 재즈밴드라면 무대에서 블루스 레퍼토리를 한 곡쯤은 해야 한다고 봅니다. 재즈를 가장 재즈답게 만들어주는 그 형식을 왜 다들 멀리하는 거죠?
이 밴드의 리더이자 트럼펫 주자인 '진킴(본명, 김진영)' 의 말이다. 그는 지난 2009년 유학(버클리 음대)과 미국생활을 마치고 9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그리고 이듬해에 비슷한 음악관을 갖고 있는, 와일드한 색소폰 사운드의 소유자 '유종현' 을 만나게 된다. '진킴' 의 음악 스타일이 주변에 알려지자 이 밴드에게 엔진을 달아주는 두 리듬섹션 멤버들이 합류했다. 베이스 주자 소울 대디 '김대호' 그리고 드러머 '김민찬' 이다. 이들의 스윙은 이미 국내 재즈계에 정평이 나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스윙 브라더스라고 부른다). 이 밴드의 피아니스트 자리는 가장 늦게 완성되었다. 3년 전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한 스코틀랜드 출신의 피아니스트 '폴 커비' 가 합류하면서 드디어 안정된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그의 섬세하고도 영민한 피아노는 밴드 전체의 균형을 잡아준다.
하지만 이 밴드의 핵심은 당연히 '진킴' 이다. 그는 이 놀라운 데뷔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들(단 "Circus" 만 제외) 을 작곡, 편곡했으며 밴드 전체의 사운드를 조율하면서 화려한 트럼펫 즉흥연주를 들려준다. "First One" 은 야심 찬 이 밴드의 첫 곡으로 무척 어울린다. 도입부의 에너지 넘치는 앙상블은 이것이야 말로 재즈라는 하드 밥 밴드의 출정가로 손색이 없다. 이어지는 "A Priori" 는 열기를 살짝 식힌 세 박자의 왈츠다. 이 곡에서 '진킴' 은 온화한 플뤼겔호른 사운드를 들려준다. 어지러운 세태를 풍자한 곡 "Chickqueen Mad" 는 열기를 다시 고조시킨다. 이 곡은 과거 우디 쇼 퀸텟의 사운드를 느끼게 하며 트럼펫과 색소폰의 충돌하는 하모니가 인상적이다.
트럼펫에서 다시 플뤼겔호른으로 돌아온 '진킴' 은 차분한 보사노바 "Feminine" 을 연주한다. 진킴은 결혼식장에서 눈물을 흘리는 한 신부를 통해 이 곡의 영감을 얻었다. 하지만 이 곡에서 그는 신부를 연약하게 묘사하지 않았다. 눈물을 흘리는 강한 신부. 옹골찬 그의 솔로가 이를 말해준다. "Back 'n' Home" 은 '찰리 파커' 의 곡 "Donna Lee" 의 코드 체인지를 바탕으로 만든 곡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훨씬 안락하며 편안하게 스윙한다. 이 앨범에서 유일하게 수록된 커버 곡 "Circus" 는 아트 블레이키와 재즈 메신저스의 레퍼토리였다. 루이스 올터의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곡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멋진 곡이 왜 세상에 그리 알려지지 않았을까, 하는 심정에 '진킴' 은 이 곡을 선택했다. 이 곡에서 재즈유닛은 재즈 메신저스보다 한층 빠른 템포로 연주한다. 젊은 밴드의 젊은 사운드다.
"Rain Walk" 는 이 앨범에서 가장 이색적인 곡이며 진킴의 이면을 느끼게 하는 곡이다. 그는 이 곡에서 플뤼겔호른 외에도 보컬과 기타를 연주했다. 아름다운 목소리의 게스트 보컬리스트는 이색적인 이름의 'EZ'. "Yes" 는 하드밥 밴드의 클로징 곡다운 펑키한 블루스다. 감상자들은 지금까지 들었던 모든 곡들이 이 곡과 함께 한 세트가 되어 식탁에 오르는 풍성한 느낌을 받는다. 이것이 바로, 재즈다.
연주자
진킴 (밴드 리더, 트럼펫, 플뤼겔호른, 기타, 보컬, 작/편곡)
유종현 (테너, 소프라노 색소폰)
폴 커비 (Paul Kirby, 피아노)
김대호 (베이스)
김민찬 (드럼)
게스트: 김이지(EZ)(보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