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민, 피아노로 일상을 기록하다.
그 어떤 예술보다 음악이 가지는 가장 큰 힘이 있다. 바로 듣는이를 가장 빠르게 감상적으로, 쉬이 우수에 젖게끔 만든다는 것이다. 피아니스트 최영민 또한 그렇다. 그는 이런 음악의 힘을 통하여 멜랑콜리의 넓은 바다로, 또한 우수 가득 어린 깊은 물 속으로 듣는 이들을 이끈다. 그렇게 그의 네 번째 음악 일기, 다이어리 프로젝트 2021년 8월은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빠르게 잠식해간다.
최영민은 서울대학을 거쳐 한경필하모닉 등의 유수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로 협연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주목할 것은, 15장의 앨범을 만든 다작(多作) 작곡가라는 점이다. 작품의 스펙트럼 또한 ‘PAGANINI’, ‘PARIS ESSAY’, ‘너에게 주고 싶은 노래’ 등 폭넓다. 그런 그가 이번 앨범을 통해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한결 농익은 감상과 짙은 유화적 색채로 채워간다. 바로 자신의 매일의 기록을 담은 음악들을 통해서다.
1일 ‘새로운 것을 기대하다' 부터 31일 ‘Gray' 까지, 서른한 개의 날들은 각각의 음악들로 표현됐다. 그중에는 3일 ‘가슴이 텅텅 비어', 10일 ‘이루어 질 수 없는' 등과 같은 안타까운 감정의 음악, 8일 ‘잔잔함’, 18일 ‘편안함을 바래요' 등의 릴렉스한 감정을 표현한 음악도 있다. 또 21일 ‘너에게 다가가다', 27일 ‘5년 전 그 곳' 등 비밀스러운 설레임의 감정을 기록한 음악도 있다. 이렇게 모인 31개의 곡은 곧 최영민이라는 아티스트 자신의 일부분이 된다. 그렇게 작은 음악적 파동은 강렬한 힘이 되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빠르게 채워가기 시작한다.
최초의 감상은 희미하다. 하지만 쉬이 잊히지 않는 진한 여운이 되어 우리의 마음을 파고든다. 우수는, 처음엔 그저 작은 일렁임에 지나지 않지만, 이윽고 큰 파도가 되어 우리의 생각 및 그 이면까지도 잠식한다. 최영민의 8월이 바로 그 증거가 될 것이다. 강렬한 음악적 감상과 우수 속에서 비로소 음악과 하나되는 여러분 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Tracks]
1. 2021. 8. 1, 새로운 것을 기대하다
2. 2021. 8. 2, 쉬는 날
3. 2021. 8. 3, 가슴이 텅텅 비어
4. 2021. 8. 4, 너와 나의 시간
5. 2021. 8. 5, 수줍음
6. 2021. 8. 6, 평소처럼
7. 2021. 8. 7, 토요일 오후
8. 2021. 8. 8, 잔잔함
9. 2021. 8. 9, Strauss
10. 2021. 8. 10, 이뤄질 수 없는
11. 2021. 8. 11, 먼지
12. 2021. 8. 12, 나도 잘 모르겠어
13. 2021. 8. 13, 어디로 갈지 모르는
14. 2021. 8. 14, 늦은 출근
15. 2021. 8. 15, 무너진 마음
16. 2021. 8. 16, 리허설이 끝나고
17. 2021. 8. 17, 자화상
18. 2021. 8. 18, 편안함을 바래요
19. 2021. 8. 19, 맑고 슬픈 날
20. 2021. 8. 20, 기다림
21. 2021. 8. 21, 너에게 다가가다
22. 2021. 8. 22, 내 안에 바로크
23. 2021. 8. 23, 걸음마
24. 2021. 8. 24, 저녁식사
25. 2021. 8. 25, 재회
26. 2021. 8. 26, 쉬고 싶은 밤
27. 2021. 8. 27, 5년 전 그 곳
28. 2021. 8. 28, 손을 잡고
29. 2021. 8. 29, 너의 빈자리
30. 2021. 8. 30, 눈동자
31. 2021. 8. 31, Gray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