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은 어느 누구의 독촉도, 마감에 대한 의무도 없이 천천히 때를 기다리며 만들어졌다. 앨범 구상만으로 두 해를 보냈고 음악을 녹음하고 이야기를 담는데 다시 일 년이 걸렸다.
오래된 멜로디들을 꺼내고 다시 덮어두기를 반복하고 나니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오랜 시간의 기록을 담았지만 비우고 또 비워서, 오롯이 나의 마음으로부터 시작되는 진심의 소리들만 담았다.
[마음의 정원]은 지난 몇 년간 새로운 작품의 주제로 생각해 두었던 제목이다. 막연한 불안을 핑계 삼아 어제의 짐을 여전히 짊어지고 힘겹게 살아내지만, 정작 마음이 쉬어 갈 곳은 그 어디에도 없는 우리네의 삶을 떠올렸다.
정원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고, 때론 소나기도 내리고, 밤에는 달빛도 내린다. 작던 크던 저마다의 공간 속에서 자리를 잡고 자라는 풀과 꽃들, 그리고 나무들. 이토록 평화로운 곳이 나와 당신의 마음에 있기를 바랐다. 이렇게 [마음의 정원]은 ‘쉼’에 대한 생각들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은유였고 하나의 세계였다.
여덟 개의 짧은 트랙에 담긴 소리들은 여전히 먼발치에서 조용히 관조할 뿐이다. 그러니 이 음악이 누군가의 공간을 가득 채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여백이 되기를 바란다. 한결 비워진 마음의 공간에 진정한 자유와 평안함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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