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Journey’는 저에게 있어서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앨범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음악적 연구, 그리고 20대를 마무리하기까지 살아온 가치관이 결합된 ‘석지민’이라는 사람 자체를 날 것 그대로 표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주의 영역보다는 저의 삶을 투영하고자 하는 바에 더 중점을 두었고 지금까지 밖으로 쉽사리 내뱉지 못했던 저의 이야기들을 ’My Journey’를 통해 여러분들에게 풀어 나가려 합니다. 또한 3번 트랙 ‘여행(Travel)’을 통해 새롭게 시작되는 저의 여정을 기대하고 응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무한한 헌신과 사랑을 주신 부모님과 한결같이 이 길을 걸어나가는 동료들에게 감사함을 표합니다. 이 앨범을 통해 그들이 저와 같은 감정을 공유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며, 약 20분가량의 시간 동안 연주되는 언어들을 매개체 삼아 저와 같은 감정을 느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1. 내가 가야하는 길 (The way I have to go)
피아노를 연주한지 11년이 지난 지금,
앞으로도 나 자신이 헤쳐 나가야 될 수많은 길들 중 과연 나는 현재 어느 곳에서 머물고 있을까?
그래도 그 길 끝에는 언제나 그렇듯 안락하고 편안함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2. 서른 (Thirty)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발자국이 남은 수많은 길. 그 길들이 모인 갈림길 앞에 서있는 나.
시간이 흘러 조금은 희미해진 다른 이의 발자취를 앞에 두고, 서른이 된 나는 알 수 없는 두려움과 묘한 기대감을 안은 채 서른만큼의 무거운 첫 발을 내디뎌야 한다.
3. 여행 (Travel)
첫발은 까치발을 세워, 흔적 없는 흙을 밟아본다. 다듬어진 길이 없기에, 두 번째 발은 조금은 삐뚤게도 걸어본다.
늘어가는 발자취는 왠지 모르게 나의 걸음을 가볍게 한다.
뒤돌아 보았을 때, 여기저기 찍혀있는 발자국들이 언젠가는 많은 길 중에서 가장 넓고 탄탄한 길이 되어있기를 기대하며 나는 오늘 여행을 떠난다.
4. 부모님께 (Dear My Parents)
이제까지 받아온 부모님의 무한한 헌신과 사랑에 보답하는 아들의 담담한 고백
넘치는 재능, 가득 찬 지식, 빼어난 음악성으로 무장된 석지민의 강렬한 데뷔 음반.
- 김주헌 [폴리 리듬의 미학 저자]
새로운 여정에 대한 묘한 기대감과 동시에 밀려오는 막연한 두려움, 수많은 고민이 이 첫 앨범에서 담담하게 흐르고 있다.
확신에 차 있는 그의 연주는 새로운 삶의 여정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듯하지만, 반대로 섬세한 터치와 직접 빚어낸 서정적인 멜로디들을 통해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나아가고자 하는 그의 이면 또한 솔직하고 담담하게 녹여내었다.
이번 첫 앨범에서 그는 자신이 어떠한 생각을 해왔고 앞으로 해나갈 것인지 지나치게 무겁지 않은 방식으로 청자들에게 이야기를 전함과 동시에 삶의 분기점에서의 기념비적인 스냅샷을 소리의 족적으로 남긴다. 원숙한 테크닉과 매력적인 선율 그리고 유려한 스토리텔링들은 그가 이번 첫 앨범에서 꽤 훌륭한 출사표를 세상에 던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 재즈 피아니스트 박현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