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기 전에 도쿄에서 404의 연주를 두 번 들을 기회가 있었다. 공연장 분위기와 음향은 서로 달랐지만 모두 매우 인상적인 연주를 보여주었다. 열광적인 관객들에게 등을 밀려, 기타를 치면서 관객 쪽으로 들어가던 정세현. 소문으로만 들었던 조인철의 훌륭한 드럼. 두 사람은 조용하면서도 세련되고 호감이 드는 남자들이었는데, 그러나 그들의 음악은 귀에 익숙하지 않는 억양이 있는 듯한 노이즈 록이었다. 그런데 (가요, 민요 등의) 가락이 들어 있는 정세현의 목소리와 무속적인 앙상블에는 어디선가 맡아본 듯한 발효된 향이 있어, 그 '냄새'를 이런 식으로 음악에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 나는 순수하게 부러웠다. 그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쭉 멀리 두었던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렇게도 마음이 끌릴 수 있는 것이다.
그 공연장에서 판매되었던 것이 [4]라는 제목의 미니앨범이다. [4]는 404가 작년에 발매했던 정규 앨범 [1]에 이어 발표한 2번째 결과물이다. 기존의 2곡에 신곡 2곡이 포함되어 종종 있는 투어용 CD와 같은 음반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아무도의 잘못 그러나 나의"를 들어보면 그들이 표현하는 세계의 스케일이 더욱 커진 것을 알게 될 것이다. 404는 노래와 노이즈와 리듬을 사용해 마치 화가처럼 혹은 극작가처럼 곡을 그려내는 작법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번 [4]의 주요한 포인트는 박자인데, 3박, 5박, 7박의 홀수 박자는 세세한 박자의 분할을 통해 더욱 더 간극을 파고들어 앞서 말한 '냄새'에 (모순되는 표현이지만) 차가운 열기를 더하고 있다. 처음 가본 동네 거리의 깊숙한 뒷골목을 차갑게 타오르는 404가 가로막는다. 이제 끝났다고 생각해도 [4]에게 불의의 습격을 당할 것이다. 청자의 등 뒤 가장 가까운 곳, 그 곳에 404는 언제나 존재한다. - Norio Fukuda (Sweet Dreams Pres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