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운' [시나위를 위한 돗가비굿 (Dotgabi-Gut for Sinawi)]
<돗가비>란 도깨비를 의미하는 옛말이다. 돗가비굿은 진도 서외리 도깨비굿놀이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정월대보름 달밤에 마을의 아낙네들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마을에 큰 병이 돌거나 재앙이 있을 때 액을 막고 마을의 대동단결을 도모하기 위해 행해졌으며, 솥뚜껑‧꽹과리‧양철 등 각자 두드릴 수 있는 것을 들고 골목골목을 누비면서 시작된다.
7인(대금‧피리‧해금‧소아쟁‧가야금‧장구‧소리)이 합주 협주곡의 협연자로 등장하며 목소리를 비롯한 일곱 가지 소리는 남도 시나위 어법을 중심으로 돗가비를 표현한다.
이 작품을 통해 도깨비의 풍자와 해학미를 살리고, 시나위 연주 형태를 통한 한국적 즉흥성을 살리며, 민족 고유의 원시성‧주술성‧한국적 신명을 살리고자 했다. 돗가비굿에 시나위 연주형태를 접목한 이유는 두 개체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기 때문인데, 바로 ‘함께 공존한다, 아우른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함께 이겨내고 공존한다는 돗가비굿의 의미와 시나위에서 생기는 아우름의 힘을 표현했으며, 더 나아가 한국 전통 악기와 오케스트라의 공존, 시나위의 전통적 어법과 서양 음악 어법의 공존을 작품에 담고자 했다.
휘~휘~ 해동 조선 대한민국, 우리들이 치는 굿에 손님 마누라 오셨는디, 대접할 것이라고는 피속곳 밖에 없으니 요것이나 먹고 물러가라! 굿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