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의 안타까운 사연을 기사로한테서 들은 달그마는 피터와 코넬을 위해서 노래를 만들었다. 기사로는 ‘이 노래는 날 위한 게 아냐, 그 천사를 만날 때까지는’ 이란 말을 가사에 포함시켜 달라고 부탁했고 달그마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코넬, 눈싸움을 하는 아이들 속에서 널 처음 봤을 때 난 깜짝 놀라서 눈사람이 되었어.
넌 아이들과 함께 뛰노는 천사였어.
넌 내가 하늘 위로 떠오르는 능력이 있다는 걸 몰랐어.
그날 짓궂은 소년 때문에 너의 손가방이 높은 나뭇가지에 걸렸었지.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우리만 남았을 때 난 가슴이 쿵쾅거렸어.
너를 위한 일이라면 뭐든지 해야 할 것만 같았지.
난 무거운 헬멧을 벗고, 발목에 묶었던 모래주머니도 풀어서 눈 위에 내려놓았어.
그리고 나무를 두 손으로 붙잡고 조금씩 위로 올라갔지.
발은 사용할 필요가 없었어.
그러다 미끌거리는 눈 때문에 나뭇가지를 놓쳐서 하늘로 올라갔어.
그때 네가 던져준 줄넘기를 붙잡지 못했다면 난 비행기보다 더 높이 올라갔을 거야.
그날부터 우린 친구가 되었고 남들의 시선을 피해서 즐겁게 놀았어.
너 때문에 나의 능력도 더 알게 되었지.
공중에 뜬 상태에서 입으로 바람을 불면 이동할 수 있었고,
내 피부에 너의 손이 닿으면 너도 함께 하늘로 올라갈 수 있었어.
시계탑이 예쁜 기차역에서 넌 배터리로 작동되는 작은 선풍기를 사용해서 내 주변을 빙글빙글 돌았었지.
이때도 넌 천사 날개가 달린 옷을 입고 있었어.
하지만 내 몸에서 너의 손이 떨어지는 순간 넌 추락했어.
기차역의 유리 지붕을 깨트리며 플랫폼에 떨어진 넌 사람들에게 둘러싸였어.
난 너에게로 내려가려고 미친 듯이 손과 발을 휘저었지만 그럴수록 기차역에서 멀어졌어.
그러다 가로등에 머리를 부딪쳐서 정신을 잃었지.
벌써 9년이 지나가버렸네.
깨어나지 못하는 널 찾으려고 그럼월드도 돌아다니고, 잉쿨라를 만나려고 노력했지만 소용없었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가까운 곳에서 널 지켜보는 것밖에는 없어.
너무나 고통스럽지만 난 이 짓을 계속 할 거야.
여러 나라에 출장을 다니는 엄마를 따라다니느라 항상 널 지켜볼 수는 없었어.
하지만 되돌아올 때마다 너에게 줄 선물을 사왔지. 어느새 두 개의 방에 가득 찼어.
며칠 전 새벽에 비가 많이 왔었어.
난 무거운 신발을 벗고 건물과 건물 사이를 날아서 너에게로 갔어.
창문에 흘러내리는 빗물 때문에 너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였지만 난 좋았어.
사고 이후로 너에게 가장 가깝게 다가갔으니까.
난 네가 깨어날 거라는 걸 믿어. 그렇다고 믿기만 하는 건 아냐.
그럼월드에 갈 때마다 뚜루소에 가서 나의 사연을 계속 알리는 중이야.
기사로라는 뚜를 만나서 나의 메시지를 맡기기도 했었지.
그 덕분에 볼탕이 너에게로 몇 번 갔었지만 널 그러머로 만들 순 없었데.
하지만 포기하지 않을 거야. 나한텐 널 포기할 이유가 하나도 없거든.
9년 전의 네가 나한테도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그거면 된 거야.
코넬, 네가 깨어나면 절대로 손을 놓지 않을 거야. 특히 하늘 위에서는.
오늘도 잘 자, 하나뿐인 나의 천사.
이 노래는 날 위한 게 아냐, 그 천사를 만날 때까지는.
이 노래는 날 위한 게 아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