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이르기 직전의 밤을 떠나온 아이들은 다시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본다, 어떤 가짐으로 달릴까, 너의 뜀, 너의 바깥에서 불어와 입안을 헤집고서 새끼발가락에 떨어지는, 너의 안에 있고도 너의 밖이라고 불리는, 이 달리기에 대해서 너희는 무엇이라 입을 뗄 거야, “마마!”, 마마는 대답하지 않고, 마마, 하는 메아리만이 다시 너에게로 파고들 때, “또다시 숲에 저녁이 온다” 누군가의 양치기 같은 외침과 신발 끈을 조여 매는 아이들, 너의 뜀, 그것은 너의 도약이다, 석양이 허파를 짓누르고, 너무 많이 뛴 비치볼처럼 세상의 구멍이 소용돌이를 조장한다, 아이들은 다시 올 밤을 예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달린다.
어느 날 장 주네는 사랑하는 제자에게 편지 한 통을 보낸다.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 “네 철사는, 네가 아니라 그의 아름다운 표정으로 충만하다. 네 도약, 네 뜀, 네 춤, 공중제비, 바퀴돌기 등, 네가 이것을 훌륭하게 해내는 것은, 네가 빛나려고 그런 게 아니라, 소리도 없이 죽어 있던 철사 하나가 결국은 노래를 부르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사랑해 마지않는 아이들, 마마를 부르며 길을 헤매던 아이들,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서 라이터를 빌리던 아이들, ‘하나의’ 가능성에서부터 ‘물결’의 영원성을 꿈꾸는 아이들, 오늘도 뛰고 내일도 뛰어야 할 운명을 지닌 아이들, 내가 다시 길러 보고 싶은, 아직 달릴 수 없는 다리를 주무르고 오래도록 마주하게 될 뒤통수를 갈고닦아 주고 싶은 아이들, 너희가 죽도록 달리는 이유는 오늘도 밤이 오기 때문인 거야, 그렇지?
여덟 곡으로 하는 도약, 이것이 숲을 떠나온 너희의 밤이구나, 너희의 뜀과 회전이 무엇보다 살아 있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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