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에서 사과는 중요한 상징으로 자주 등장했다. 아담과 이브가 깨물어 원죄를 깨달았고, 뉴튼의 이마에 떨어져 만유인력을 발견케 했으며, 백설공주를 죽음으로 내몰기도 했다. 빌헬름 텔의 머리 위에 얹혀 있을 때 권력자의 과녁이었지만 오늘날 핸드폰과 노트북 위에 새겨진 사과는 첨단 테크놀로지의 상징이 되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한다. 사과는 다만 과일로만 존재한 적이 없다.
사과의 달콤한 향기는 치명적인 매혹으로 다가온다. 그 달콤함에 매혹되는 것은 아담과 이브만이 아니다. 가장 달콤한 사과는 사람보다 벌레의 몫이다. 사람보다 더 빨리 접근해 사람보다 먼저 ‘인터셉트(Intercept)’한다. 벌레 먹은 사과야말로 가장 달콤하다. 소녀가 벌레 먹은 사과를 탐하는 이유다. 벌레 먹은 사과는 훼손된 과실이다. 그러나 치명적으로 달콤하다. 벌레 먹었다고 손대지 못할 까닭이있는가. 재즈 싱어송라이터 이효정의 새 싱글 [The Girl Eating A Wormy Apple]은 벌레 먹은 사과를 탐하는 소녀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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