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자연이 파괴됨을 목격하며, 자연이 삶에 주는 것들이 무엇보다 큰 선물이고 귀한 존재임을 자각하게 되었고,
아름답고 소중한 자연과 환경의 메시지를 담은 음악들로 사람들의 삶과 세상에 작은 선물이 되고자
꾸준한 연주 활동과 음반 작업을 통해 더욱 성장하고자 합니다.
춘호가희는 각자 추구하고 연구한 울림을 한 곳에 모아 앙상블을 이루어 우리만의 음악세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자연환경을 모티브로 여러 작곡가와의 협의를 통한 위촉과 함께 현재까지 네 번의 정기연주회를 열었으며 두 번의 앨범을 발매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3집 앨범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자연 친화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우리나라의 각 지역 속에서 설화를 담고 있는 ‘꽃’을 주제로 아름답게 이야기를 풀어놓은 앨범입니다.
[춘호가희 활동연혁]
2017년 11월 5일 춘호가희 창단연주
2018년 11월 11일 춘호가희 제2회 정기연주회
2019년 11월 20일 춘호가희 음반발매 기념 제3회 정기연주회
2020년 08월 23일 춘호가희 제4회 정기연주회
[Track Review]
1. 무궁화
작곡 박윤지
25현가야금Ⅰ 김솔, 25현가야금Ⅱ 조소정
무궁화를 주제로 한 곡은 여러 가지가 있다. 무궁화는 이른 새벽에 아침이슬을 머금고 해와 함께 아름답게 피어나 반나절 후 해와 질 때 꽃봉오리가 다시 오므라들어 땅으로 톡 떨어진다. 그 다음날은 그 자리에 또 다른 무궁화가 피고지기를 반복한다. 해가 떠오를 때 함께 꽃을 피우고, 해가 질 때 함께 꽃이 피기 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지는 무궁화의 모습에서 지조와 절개, 그리고 고고함을 엿볼 수 있었다. 그래서 무궁화가 우리나라에서 큰 상징을 갖는 꽃으로 인식된 것이 아닐까. 지조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택한 여인이 무궁화로 피어났다는 설화도 이러한 무궁화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 생각했다. 8월은 무궁화가 가장 많이 피어나는 시기라고 하여, 이 곡 중간중간에 무궁화들을 심어 놓았다. (무궁화를 주제로 쓰여진 곡들이 많은데, 그 중 몇 개의 곡이 이 곡 안에 부분적으로 숨어 있다.) 그 부분들을 찾아보며 듣는다면 더욱 즐거운 감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2. 백일화
작곡 이찬우
산조가야금Ⅰ 김혜미, 산조가야금Ⅱ 김솔, 정악가야금Ⅰ 김주희, 정악가야금Ⅱ 송현주, 25현가야금 조소정, 퍼커션 정준규
위 작품은 이무기를 퇴치한 남자를 기다리다 죽은 처녀의 혼이 백일홍이 되었다는 내용의 설화를 바탕을 배경으로 하며, 기다림, 애증, 사랑의 복합적인 감정들을 ‘개화 (開花)’의 시각화된 이미지와 함께 작곡한 작품이다.
‘백일홍’이 만개하는 6월인 만큼, ‘사랑’과 ‘애증’의 추상적인 감정을 보다 이성적인 texture들과 꽃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연주법들을 사용하였다. 예를 들면, 꽃잎이 바닥이 자분자분 떨어지는 듯한 모습의 cluster라든가 흥분이나 긴장을 할 때에 사람의 맥박이 빨리 뛰는 모습, 그리고 가야금의 꽃이 피는 모습을 형상화하기 위해 경기민요 중 ‘매화타령’의 선율, ‘풍년가’의 선율과 그 구조를 톺아보아 곡을 전개하는 데에 차용하였는데, 본 민요들의 선율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보다는 선율 속 음형들을 변용하거나, 창자들이 노래를 메기고 받는 형식을 위주로 배치하게 되었다.
3. 화왕계
작곡 강솔잎
정악가야금 이승현, 산조가야금 박청아, 25현가야금 민세희
‘화왕계’는 통일신라 시대의 학자 설총(薛聰)이 신문왕(神文王)을 위해 만든 단편 설화이다. 이야기는 꽃 중의 왕인 모란을 중심으로 아첨을 주삼는 간신 장미, 그리고 소신 있고 왕을 위해 쓴소리도 서슴치 않는 할미꽃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가야금 3중주로 작곡된 ‘화왕계’는 법금이 왕을 나타내며, 산조 가야금이 할미꽃, 25현 가야금이 장미를 표현하고 있다. 화려한 선율과 풍부한 화성으로 왕을 매혹하는 25현 가야금은 쉴 새 없이 계속해서 선율을 이어나가며 곡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려 하며 산조 가야금은 소신 있는 선율전개로 25현 가야금과 대립, 또는 주고받음으로 긴장감이 느껴진다. 법금은 이 두 악기 사이에서 25현가야금과 산조가야금의 선율을 균형 있게 수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4. 매화는 말이 없고 봉오리만 맺더라
작곡 조은영
18현가야금 김혜미, 25현가야금Ⅰ 서유미 민세희, 25현가야금Ⅱ 송미정 이송현
“새 봄이 오단말가 매화야 물어보자
눈바람에 막힌 길을 제 어이 오단 말가
매화는 말이 없고 봉오리만 맺더라”
- 한용운 시 '조춘' 中
매화는 겉보기에 여리고 아름다우나 예로 부터 사계절 중 가장 먼저 추위를 뚫고 피어난다 하여 많은 선비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만큼 매화는 꿋꿋하고 지조 있으며 기품있다. 겉은 부드럽고 아름다우나 속은 강인한 매화를 곡에 담아내었다.
5. 할미꽃 변주곡
작곡 손성국
25현가야금Ⅰ 서유미, 25현가야금Ⅱ 이지영, 25현가야금Ⅲ 송미정
할미꽃은 홀로 된 어머니가 세 딸에게 박대 받고 죽어 허리가 굽은 꽃이 되었다는 슬픈 전설을 지녔다. 어머니가 죽기 전 고개 위에서 허리를 구부리고 지금까지의 인생을 돌아보는 이미지를 생각하며 변주곡 형식으로 작곡하였다. 애상적이고 짧은 주제가 9가지로 성격 변주되며 곡이 전개된다. 우리의 인생은 이처럼 반복과 변주의 연속일 것이다.
6. Funday
작곡 이고운
25현가야금Ⅰ 김주희 박청아 조소정, 25현가야금Ⅱ 서유미 이송현 김솔, 25현가야금Ⅲ 김혜미 이지영 민세희, 25현가야금Ⅳ 송현주 송미정
가야금연주단 춘호가희의 세 번째 정기연주회를 기념하는 곡이다. 춘호가희는 한 마음,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젊은 가야금 청춘들의 모임이기도 하면서 [Nature Poem](2016)을 시작으로 새로운 가야금 앙상블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던 의미 있는 단체이기도 하다. 젊은 청춘과 뜨거운 창작 작품이 만나 무수히 많은 날들을 함께 호흡하고 고민했던 지난날들을 기억하고 이 나날들이 오롯이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라며 작품을 썼다.
[Funday]는 25현 가야금으로만 연주되며 경쾌하고 신나는 주제 선율을 중심으로 굿거리 장단과 자진모리 장단을 넘나들도록 구성되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