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신문기사를 읽고 난 뒤 쓴 음유시인의 노래 "아무에게나 못줘요"
갑의 갑질이야 으레 역겨운 것이고, 을의 갑질도 종종 회자된다. 을의 갑질이 지탄받을 갑질로 공인되려면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하고, 정량적 평가도 평가지만 숨의 의도와 생각들을 파헤쳐야 하는 공동의 작업이 요구된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난 갑을 간의 사건은 종종 갑에 의해 마치 갑이 피해자인 것처럼 드러나기도 한다. 지나가는 뉴스 속에 갑의 횡포가 마땅한 것처럼 여길 때도 있다. 그러나 더러 주목해서 보면 누구나 실소를 금치 못할 갑의 헛발질을 발견하곤 한다.
'데이브니어'가 한 신문기사를 보고 썼던 가사와 멜로디다. 일반적이고 일상적 언어에 흔한 멜로디와 화성 진행이다. 갑과 을의 이야기가 늘 일상적으로 반복되듯이. 하지만 그때마다 을은 끊임없이 저항하고 목소리를 내야한다. 홀로 해야 할 때도 있지만 여럿이서 해야만 한다. 물론 자신이 원하지도 않음에도 어쩌다 갑이 되는 경우도 있다. 계약서에서 주로 돈을 주는 사람이 갑이 된다. 뜻하지 않게 돈을 많이 벌거나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아지는 이들은 자신이 을이었던 때를 금새 잊고만다. 그래서 모든 갑은 겸손해야 본전이지만, 반드시 그래야만 세상은 아름답다. 글쎄, 영어제목은 I'm not a pushover로 정해봤다. 그 누구도 세상에 만만한 사람(Pushover)은 아니다. 재미로 스쳐 지나가며 들으시길 바란다.
-데이브니어
"아무에게나 못 줘요"
난 아무에게나 못 줘요
그대처럼 소심한
그토록 무례한 사람 정말 처음봐요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힘 자랑하는 바보같은
그대 내 곁에 오지 말아요
난 아무에게나 못 줘요
너무나도 옹졸한
그대와 만나고 싶지 않죠
다시 오지 말아요
그대가 뭐라 말해도
달라진 건 하나 없죠
나는 이렇게 근사하기만 하죠
난 아무에게나 못 줘요
그대처럼 소심한
그토록 무례한 사람 정말 처음봐요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힘 자랑하는 바보같은
그대 내 곁에 오지 말아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