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연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해금을 전공으로 첫 번째 박사 학위를 받은 중견 해금 연주가이다. ‘최희연 해금산조’ 음반은 그간 독주회를 통해서 전통음악 전곡시리즈를 몇 차례 발표한 바 있는 그의 전통음악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서 비롯된 작업으로, 한범수류 해금산조와 지영희류 해금산조 긴산조를 수록하고 있다.
해금산조는 1960대 초반 한범수류와 지영희류의 양대 산맥의 구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한범수류는 국립 국악 중·고등학교(당시,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사양성소), 지영희류는 국립 전통 예술 중·고등학교 (당시, 국악예술학교)를 중심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범수류 해금산조는 진양조 · 중모리 · 중중모리 · 자진모리의 네 장단으로 구성되어 있고, 남도 계면조의 선율이 많아서 진계면의 비중이 매우 크다. 대체로 안정적인 리듬감을 갖고 있어 편안하며, 풍성한 농현과 섬세한 농현이 조화를 이루면서 애절한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산조라고 할 수 있다. 지영희류 해금산조는 진양조 · 중모리 · 중중모리 · 굿거리 · 자진모리의 다섯 장단의 틀로 짜여져 있다. 다른 산조에는 흔하지 않은 굿거리장단이 있는 것이 특징이며 2분박의 리듬 형태가 많다. 또한 다른 산조들이 남도 계면조의 비중이 큰 것과는 달리 지영희류 해금산조는 경기시나위의 선율적 특성이 풍부하다. 또한 선율 표현이 경쾌하고 명료하며 섬세한 것이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산조(散調)란 무엇일까? 잠시 음악을 떠나서 건축을 생각해보자. 건축물이 크게 인정받기 위해선, 정조(正調)와 산조(散調)를 두루 갖추어야 한다. 정조는 균형적인 형태, 산조는 비균형적인 형태를 말한다. 정조만을 지향할 때는, 건축물이 구조적으로 짜임새가 있으나, 딱딱하고 답답하다. 반면 산조만을 지향할 때는 건축물이 자유롭고 편할 것 같지만, 실제적으로는 어수선한 느낌이어서, 오래도록 머무는 것에 방해를 줄 수 있다.
건축물은 이렇게 정조와 산조를 공유해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음악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음악으로 치자면, 정조에 해당하는 것은 정악(正樂)이다. 최희연은 정악과 산조를 두루 넘나들 줄 아는 장점이 있다. 정악을 연주할 때는, 일반적으로 딱딱해지기 쉬우나 최희연은 매우 유연하게 연주한다. 산조를 연주할 때는, 일반적으로 지나차게 감성에 치우쳐서 산만하게 들릴 때가 있다. 그러나 최희연은 산조를 연주할 때 어수선하거나 경박해지는 경우가 전혀 없다. 이것은 최희연이 산조(散調)를 연주할 때도, 정조(正調)를 중심에 두고 연주할 줄 알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최희연이 연주하는 산조에는 ‘산조(散調) 속의 정조(正調)가 튼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것이 내가 최희연의 해금산조를 좋아하고, 최희연의 해금산조를 널리 추천하는 이유다. 최희연의 해금연주는 특히 교육적인 면에서 더욱 바람직한 전범(前範, 앞선 모범)이자 전범(典範, 규범적 교과서)이다.“
-음악평론가 윤중강의 글 중에서-
◎최희연 /해금
최희연은 국립국악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에서 해금전공으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 중견 해금 연주가이다. 제56회 조선일보 신인음악회를 통해 본격적인 연주활동을 시작한 최희연은 해금연구회 창단연주회에서 해금독주, 신악회에서 해금독주 등 많은 연주회에서 독주자로 활동을 하며 해금연주자로서 주목을 받았다.
1997년부터 부산에 정착한 최희연은 1998년 부산문화회관에서 제1회 해금독주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13회의 개인독주회를 개최하였으며, 2000년에는 ‘원영실·최희연 이인음악회’를 통하여 새로운 창작음악의 시도를 주도하였다. 이후 해금연구회, 부산국악작곡가협회, 영남작곡가협회, MIOT연주회, 향신회 등의 연주회에서 해금 창작음악의 연주활동에 활발히 참여하였으며, 개인독주회를 통하여 수많은 해금 초연작품을 발표하였다. 그밖에도 많은 연주단체와 협연을 하며 부산 지역 해금 연주의 지평을 넓혀갔다. 그리고 이 모든 연주의 근간은 그간 독주회를 통해서 전통음악 전곡시리즈를 몇 차례 발표한 바 있는 그의 전통음악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서 비롯됨을 잘 알 수 있다.
최희연은 1997년부터 부산대학교, 부산교육대학교(2001년부터), 서울대학교(2007년부터), 부산예술고등학교(1998년부터), 계원예술고등학교(2014년부터)에서 후학을 양성하였고, 2018년에는 제43회 부산음악상을 수상하였다. 해금교본의 집필과 해금 음반 제작 등을 통하여 끊임없는 해금 음악 연구에 이바지하고 있는 최희연은 현재 해금연구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박환영 / 장구
-고려대학교 문학박사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이수
-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이수
-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씻김굿 이수
-현재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한국음악학과 교수
한국음악앙상블 '풍류' 음악감독
부산시문화재위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