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웃음꽃
너의 웃음꽃은 어떤 색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꽃말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02. 지구멸망이 좋겠다
귀찮아 죽겠다. 아무 것도 하기 싫은데 집안일은 산 더미네
아무 것도 하기 싫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는데 더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
이불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었다. 구석에 또 거미가 을 짓고 있었다.
‘거미 잡아야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집안일 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저께 먹은 쌓여있는 설거지들, 겨우 겨우 널어놓은 빨래들, 꽉 찬 쓰레기통, 쌓여 있는 먼지들, 눈에 보이지 않는 집안일 들도 머리를 스쳐갔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면 오늘은 아무 것도 안 해도 될 텐데’
03. 청춘은 무슨
• 청춘(靑春) : [명사] 만물이 푸른 봄철
다들 나한테 청춘이라고, 좋을 때라고 하던데 나는 사는 게 재미도 없고 지친다.
지금처럼 살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열심히 노력하지도 않는다. 어떨 땐 정말 먹고 자는 식충이처럼.
이렇게 말과 행동이 다른 내가 가끔 싫어진다.
근데 힘들면 좀 쉴 수도 있지.
잠깐 아무것도 안 할 수도 있지. 이건 쓸모없는 시간인가?
젊은 우리는 달리기만 해야 하나?
인생에 대한 고민들로 혼란스러움을 겪고 있는 모든 청춘들과 함께하는 신세한탄
‘청춘은 무슨. 다들 힘든 거 아는데 그래도 힘들다.’
04. 선희의 거짓말
‘선의의 거짓말’처럼 같이 쓰이는 말 중에 이렇게 안 어울리는 것이 있을까.
좋은 의도를 지닌 거짓말이라니 정말 이상한 말이다.
‘거짓말에 하얀색이 어디 있어. 왜 맘대로 하양이래?
‘개 구라는 다 시커멓지. 다 개 더럽지. 다 개소리지. 다 개수작이지.’
‘차라리 만나, 만나고 솔직하게 얘기해 거짓말은 하지 마’
(드라마 쌈 마이웨이 중)
05 .생각에 대한 생각
생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들에 대한 노래.
아 잠이 안 온다. 내일 차 많이 막히려나 일찍 일어나야 되는데, 아 어제 본 그 옷 왜 안 샀지? 아니야 안 사길 잘했지. 내일 비 온다고 그랬었나?
우산 챙겨 놔야겠다. 혹시 집에 불이 나면 뭐 챙겨서 나가야 하지? 노트북이랑 지갑이랑 아끼는 옷도 챙겨야 되는데, 아 머리 아파. 근데 내일 아침 먹을 수 있을까? 가는 길에 빵이나 사 먹어야지. 내일은 꼭 집에 오기 전에 우유를 사다 놔야겠다. 아 해 떴네. 진짜 자자 진짜.
근데 지금부터 자면 몇 시간이나 잘 수 있지?
06. 자전거 산책
자전거를 타면 바람이 말한다. 풀도, 꽃도 모두 할 말이 많은가 보다.
그것쯤은 들어 줄 수 있다.
07. 선글라스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남는 건 색안경뿐이었다.
조그만 흠집에도 나는 벌써 고장이 나 버릴 것을 걱정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