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앉은 내가 말없이 앉아 있으면 운전대를 잡은 넌 한 번씩 창문을 열어주곤 했다.
마음을 마음대로 펴지 않고 입술을 굳게 다문 내가 뭐가 예쁘다고.
뜨거운 불 앞에서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위태롭게 춤을 추다가 시간을 충분히 허비하고 나면 그때 텐트 안으로 들어가자.
여느 여행처럼 정해진 일정이었다면 내일 밤엔 우리의 장소로 돌아갈 수 있을까.
어둠 속에서 실눈을 떠 훔쳐본 당신의 손짓과 몸짓이 참 애달프다.
잘 자. 우린 여행을 떠나온 거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