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희 [강승희]
모처럼 편안한 이지리스닝 계열의 음반이 나왔다. 오랜동안 라이브 무대에서 많은 팬을 확보하며 잔뼈가 굵은 강승희의 1집 앨범이다. 신곡과 리메이크곡들 모두 감성적이고 따뜻한 톤을 유지하며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들어도 거슬리지 않는, 그야말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성인이지리스닝 앨범이다. 강승희는 대중성을 이유로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을 굳이 입으려 하지 않았다. 포크나 밴드 출신의 가수들도 앨범을 낼 때면 대중성을 의식해 평소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정통 트로트에 가까운 곡을 택하는데 반해 편안한 허스키 음색인 자신의 색깔이 잘 살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찾아간 사람이 정통트로트에서 발라드, 포크, 재즈까지 넘나들며 가수의 장점을 잘 살려내기로 유명한 작곡가 류선우였다. 신곡 "끈"은 조항조나 진시몬 느낌의 세련된 성인가요이며 크고 작은 갈등으로 힘겨워하는 커플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고 할 만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에 바탕을 둔, 가슴에 와 닿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우리는 누구나 인연의 끈으로 연결된 사람들이다. "마지막 부탁"은 짙은 감성의 성인취향 마이너발라드 곡으로 국내에 몇 명 되지 않는 아일리쉬휘슬 연주자인 정천수의 투명하면서도 애절한 연주가 돋보인다. 영화 타이타닉 주제곡의 피리 소리로 익숙한 악기이며 국내 대중음악에서 최초로 세션에 사용된 것이라 의미가 크다. 두 곡 모두 새로운 감각으로 주목받고 있는 장승연이 편곡했다. 리메이크 곡 선정도 팬들의 취향과 숨어있는 좋은 곡을 발굴하는 면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선택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길에 강승희앨범을 틀어놓고 몇 번 반복해서 흥얼거리며 가다보면 어느새 대구 쯤 지나고 있을 지도 모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