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오래된 앨범이 열 권쯤 있다.
어렸을 때 모습이나 부모님의 신혼 시절 모습이 담긴 앨범을 보는 일도 좋지만 그중에서도 나는 부모님의 유년시절과 학창시절이 담긴 앨범을 가장 좋아한다.
낯선, 빛바랜 필름 사진 속으로 사라져버린, 이제는 부모님들도 거의 기억 못 할 장면들을 보고 있노라면 삶과 또 다른 삶이 만나고 이 삶에서 저 삶으로 연결되는 것이 마음속 깊이 실감 나곤 한다.
그것은 기분 좋은 이물감이고 체온만큼 데워진 목도리를 두르는 느낌이다.
만약 나의 보물이 무엇이냐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이 앨범들이라고 말할 것이다.
"가족사진"은 작년 여름 즈음 오랜만에 옛 앨범을 보고 나서 만든 노래이다.
몇 년 전 아버지가 갑자기 가족사진을 찍자며 모두를 불러 모았던 적이 있었는데 왠지 문득 그 일이 떠올랐다.
무뚝뚝한 아버지가 그러신 것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어떤 기분이었던 걸까.
나만의 상상을 덧입히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생략하며 노랫말을 써 내려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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