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광별 [No Way Generation]
이처럼 자신들의 이름에 충실한 밴드가 있을까. 똑같이 밤이 오면 반짝이지만, 마찬가지로 낮에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좁은 방 침대 위 천정에 붙어 있는 별. 마주보며 환한 꿈을 꾸지만 '진짜' 별이 아니므로 그 끝은 언제나 쓸쓸하다. 단 한 번 '진짜'를 목격하기 힘든 삶에서 발랄하고 현란한 옷을 입은 채 속으로 파고드는 온갖 감정들을 담은 음악. 바로 밴드 '야광별'의 음악적 지향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그들이 이번에는 약간의 독을 품고 돌아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약간일 뿐이지만, 그 독은 치명적이다.
야광별의 새 싱글 [No Way Generation]은 제목 그대로, 답이 없는 세대에 대한 이야기이다. '답이 없다'는 수식어가 '세대'로 이어지는 순간 어떤 연령적 특징을 지닌 세대를 지칭하는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시대와 세대에 대한 고민들은 지금 그 어느 때 보다 다양하고 치열하다. 그리고 당연스럽게도, 많은 '답이 없는 세대'에 속한 아티스트들이 그 고민들을 노래했다.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어쿠스틱 사운드와 수수한 보이스에 담길 수 있었던 메시지는 대체로 힘든 하루를 살아낸 이들을 향한 담담한 위로이거나, 다 잘될 거라는 위안 정도였다. 그리고는 역시나 딱히 답이 없어서일까, 다음 트랙은 어김없는, 리듬 앤 블루스 스타일의 남녀 보컬이 속살거리는 멜로드라마가 펼쳐지기 일쑤다.
"No Way Generation"은 이토록 이상할 정도로 잔잔한 감성의 홍수에 대해 돌직구를 날린다. 억지로, 자기 최면을 걸어가면서 만든 말랑말랑한 희망과 힐링은 사실 없다는 것. '하고 싶은 건 언제나 언젠가로 미루며' 갖는 희망이나 '아프니까 치료해줘, 보험 처리 좀 해줘' 라는 당연한 요구가 묵살되는 힐링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말한다. '속지 않는 게 시작'이라고. 도입부에 삽입된 찬송가 오르간에 아멘 종지를 찍으며 열어준 기타는, '눈치 보는 것도 적당히 하자'는 다정한(?) 엔딩 나래이션과 함께 1분여 동안 계속되는 곡의 에필로그를 그들 특유의 발랄하면서도 애잔한 연주로 가득 채운다. '속지 않'고, '눈치 보'지 않고, '모두 다 미치는' '뜨거운 불토'가 우리들의 답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악기간의 테마를 주고받는 정교한 연주와 편곡으로 내보이며, 야광별은 또 한 발 나아간다.
그동안 야광별은 일상의 소소하거나, 삶의 커다란 슬픔을 단 한 방울의 눈물도 없는 모던한 펑크사운드에 담아 특유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 왔다. 만 7년에 걸친 그들의 음악 활동 중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그들의 새 싱글은 확연히 그간의 곡들과는 조금 달라 보인다. '아마도 절대로'에서 보여준 묵직한 사운드는 위로 받는 이의 절망과 호흡을 맞췄고, 뒤이어 발표한 '모두의 스루패스'에서는 노력한 이에게 바치는 희망을 달리듯 노래했다. 'No Way Generation'은 그들로서는 유일한, 개인의 영역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 놓인 '우리'에게 주는 곡이다. 긴 세월 무대 위에서 바라본, 어떤 일이 일어나도 조용하기만한 세상과 세대는 다소 답답했던 걸까. 그들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 보다 간절하게 들린다.
'모두의 스루패스'를 발표할 무렵 야광별의 리더 먼지는, '다시 희망을 노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희망을 이야기 하는 것은 이 세상에서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는 맥락의 멘션을 한바 있다. 그리고 이번 'No Way Generation'에서는 '희망따윈 없'다고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이 언제나 그랬듯, 역설적으로 듣는 이를 위로할 거라는 사실은 이제 명백하지 않을까? 'No Way Generation'은 그런 그들의 음악세계에 확신을 심어 주는 하나의 방점이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