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임근재, 오규철, 이상효 3인으로 결성된 모던 락 밴드 '래디오'는 1998년 1집 'Blue Sky', 2012년 2집 'Returns', 2015년 3집 'With Friends'를 발표하고, 2017년 오규철, 박찬기, 이상효, 이현목 으로 멤버를 재정비 하며 4집 앨범 [Remember]를 선보인다. 때로는 편안한 아쿠스틱 사운드로, 때로는 거칠게 표현되는 이들의 음악은 현대를 살아가는 힘든 삶의 이야기를 4인조의 모던락 사운드로 풀어 낸다. 밴드 <래디오> 멤버 4인이 직접 작사, 작곡, 편곡, 연주, 녹음, 믹싱, 마스터링, 앨범 디자인까지 제작 전반을 다 해내는 능력을 보여주며, 4집 앨범 [Remember]를 발표 한다.
밴드 래디오의 주파수 속에 담긴 빛과 희망 4집 앨범 [REMEMBER] ReView
글/고종석(Groovers. 대중음악평론가)
'10'이라는 숫자가 지닌 무게는 깊고 넓다. '10'이 지닌 숫자의 겹은 초월의 의미 역시 상징한다. '10' 안에 담긴 무게와 겹은 그 안을 들여다보거나 경험을 이룬 자만이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결성 20주년을 맞이한 밴드 '래디오'가 새로운 음악적 격과 겹 안에서 4집 앨범 [REMEMBER]를 발표했다.
리더 오규철(기타)을 중심으로 임근재(보컬&기타) 이상효(베이스), 최영민(드럼)으로 시작했던 밴드 '래디오'는 기품 있는 모던록을 지향한다. 1998년 1집 'Blue Sky' 이후 2012년과 2015년에 각각 'The Radio Returns'와 'With Friends'를 발표하며 대중적 지지를 얻어 나왔다. 그 사이 최영민과 임근재가 탈퇴했고, 현재의 멤버 박찬기(기타)와 이현목(드럼)이 새롭게 가입했다. 더욱 굳건해졌던 밴드 래디오의 음악은 차곡차곡 쌓이며 현재에 이르렀다. 그 흐름 속에서 구름은 부풀어 붉은 해를 다시 내보여 주었고, 그 붉은 해는 보다 더 심화된 밴드 래디오의 주파수와 함께 새로운 음악으로 완성되었다.
밴드 '래디오'는 여러 음악을 품었던 세 장의 음반을 내놓으면서 늘 새롭고 짙은 음의 순간을 보여줘 나왔다. 그리고 어느새 4집이다. 이전 작과 달리 이번 앨범은 보컬을 담당했던 임근재의 탈퇴로 전 트랙을 객원 보컬을 맞이해서 완성했다. 밴드 '래디오'의 본거지인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력의 밴드 아프리카의 기타리스트 조건호와 역시 아프리카 출신으로 현재는 음악계를 벗어나 생활하고 있는 손인태 두 명이 7개 트랙에서 가창을 담당했다. 또한 슈퍼스타K 출연으로 확고한 인지도를 형성한 밴드 헤이즈와 링크맨 소속의 이승준이 3곡에 보컬을 더했다. 그리고 '래디오'와 오랜 지우 관계인 엄홍래(기타), 김철한(기타), 서진교(키보드), 신정엽(퍼커션)등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총 10곡으로 제격을 갖춘 '라디오' 밴드의 음악이 담긴 4집 앨범의 타이틀은 [REMEMBER]이다. 지난 3집 이후 2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그 얼마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밴드 '래디오'는 기억하고 싶거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여러 세상을 담아내려 노력했다. "REMEMBER"와 함께 앨범의 타이틀로 고민했던 제목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었다. 결국 밴드 래디오는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늘 기억하자'는 의미를 지닌 10곡의 단단하고 유려한 음악을 완성해서 발표하게 되었다. 이번 앨범은 한 마디로 정의가 바로 서는 사회를 희망하는 주제를 담은 음악들로 가득하다. 슬픔과 기쁨의 세상을 바라보는 밴드 '래디오'의 미덕 역시 함께 하고 있다.
슬픔과 기쁨의 세상을 바라보고 기억하는 4집 [REMEMBER]
조건호의 중저음 보컬이 매력적인 "When I’m Gone"은 세월호 사건의 아픔을 담은 곡으로 탁한 듯 투명하게 감싸오는 전개가 매력적인 트랙이다. 박찬기의 다채로운 테크닉과 프레이즈가 인상적인 ‘내가 꿈꾸는 세상’은 수록곡 가운데 가장 거친 톤을 지닌 곡이다. 이 곡은 지강헌 사건을 다룬 영화 '홀리데이' 등 실화를 기반으로 하는 영상을 전편에 삽입해서 완성시킨 뮤직비디오를 선 공개하며 이슈를 모으기도 했다. 단아하게 흐르고 흐를 시간을 다룬 "하루(A Day)"와 "어제와 다른 날(Another Day)", 오규철의 블루지한 연주와 조건호의 보컬이 잘 어우러진 "널 기억해(Remember You!)"와 "나만의 비가(My Rain)" 역시 좋다. 수록곡 중 비트감이 뚜렷한 트랙은 "Resetting Korea"와 "Going Up"이다. 이중 ‘Going Up’은 대구를 대표하는 클럽 헤비의 20주년 기념 음반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새롭게 리믹스한 버전이 수록되어 있다.
사운드적으로 모던하고 심플한 록의 기품 속에 여러 사회적 갈망과 안위를 바라며 완성된 이번 밴드 '래디오'의 4집 앨범은 기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덕을 지닌 작품이다. 10곡의 음악이 시작되고 끝날 때 우리는 밴드 '래디오'가 보여주는 빛을 마주하게 된다. 또한 앨범 속 곳곳에 내재된 빛이 서린 희망 역시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희망은 밴드 '래디오'의 음악이 지닌 주파수와 함께 오랫동안 함께 할 것이다.
RADIO Band 4집 [Remember] ReView 모든 것은 변한다 하지만 잊지 않겠습니다!
대중음악평론가 권오성
눈 있는 자, 귀 달린 자, 가슴 있는 자는 2014년 4월 16일을 잊지 못한다. TV 앞에서 진도 앞바다를 보며 하염없는 눈물을 삼킨 이들은 이 땅의 민초들이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도 민초들의 몫이었다. 독일의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그리고 소설가 박일문이 '살아남은 자의 슬픔'으로 자신의 시대를 규정했고 살아남은 나는 더는 슬프지 않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슬펐다. 한없이 슬펐다.
2년 만에 공개하는 '라디오' 4집 [Remember]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관한 진혼과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세월호 참사 이 후 불거진 이 땅의 온갖 추악함의 실체는 허탈과 분노로 다가왔다. 라디오는 4집을 통해 이런 이미지를 표현한다. 분노는 분노대로 아픔은 치유로 변혁은 행진으로 담아냈다. 그리고 가만히 있으라 했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저항을 담았다. 앨범은 모두 10곡이 수록되어 있다. 오규철(guitar&vocal)과 박찬기(guitar), 이상효(bass) 그리고 이번 앨범에 합류한 이현목(drums)의 밴드 구성에 객원 보컬이 참여하는 형식을 띄고 있다. 밴드 아프리카 기타리스트 조건호와 역시 아프리카에서 활동한 손인태가 보컬로 참여했다. 밴드 헤이즈와 링크맨에서 활동하는 이승준도 객원 보컬로 참여했다.
앨범을 관통하는 스타일은 모던락이다. 하지만 밴드의 연륜만큼이나 다양한 아이디어가 배치되어 있다. 그런지부터 블루스, 포크락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채택했지만 앨범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 트랙마다 담긴 메타포를 표현하기 위한 적절한 아이디어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When I'm Gone"과 "하루(A Day)", "널 기억해(Remember You!)"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혼과 위로를 담고 있다. "내가 꿈꾸는 세상(My Dream World)", "더 밝은 빛으로(More Light)", "어제와 다른 날(Another Day)" 그리고 "Resetting Korea!", "Going Up!"은 세월호 이 후 드러난 한국 사회의 추악함을 넘어서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친구에게 IV(To Friends IV)"와 "나만의 비가(My Rain)"은 시대를 견뎌가는 사람을 향한 노래다. 라디오 특유의 익숙함으로 앨범을 관통하는 의미를 모든 트랙에 담고 있다.
지금은 정의와 욕망이 교차하는 시대다. 게오르규의 소설 '25시'에 등장하는 잠수함 침몰을 예감하는 토끼는 우리 시대 음악인들로 대체되어야 한다. 음악이 시대를 노래하고 위로할 때 우리는 침몰을 예감할 수 있다. 80년대 노래집단 참새를 태운 잠수함의 모토처럼 밴드 '라디오'의 네 번째 앨범은 우리 시대 참새의 역할을 할 것이다. 그리고 이 땅의 눈 있고, 귀 달리고, 가슴 있는 참새들은 계속 재잘거려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