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 우박, 눈보라, 산사태 꽝!
이 모든 것이 작은 한 개의 눈송이로부터 만들어진다. 그것은 '키라라'의 상징인 눈꽃무늬 결정이다. 깃털의 춤 FEATHERDNACE 처럼, '키라라'는 '이쁘고 강한' 하나의 사태이다.
눈송이는 홍대의 한 편의점 야간 알바의 손에서 밤사이 만들어진다. 취객들이 놓고 간 지갑을 찾아주러 뛰쳐나가면 손님은 온데간데없고 새벽별이 눈송이처럼 반짝이고 있다. Astro!
[moves Live]는 2016년 2월에 벅스에서 '이달의 음반'으로 선정되며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은 [moves]의 연속적인 기획인 [moves Remixes]에 이어지는 완결 프로젝트로, 올해 5월에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NUITS SONORES] 페스티벌의 'Cool Korea' 무대에서 펼쳐진 짜릿하고 감동적인 공연의 생생한 기록이다.
세계 각국의 수준 높은 전자음악이 주로 소개되는 유럽 최고의 페스티벌에 초청된 '키라라'의 모험, 외국 여행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야간 알바생의 호흡과 동작 하나하나에, 잘게 나뉜 비트와 청량하고 직선적인 멜로디에 천여 명의 유럽 관객들은 어찌 곧바로 감응하고 열광할 수 있었을까. '칩튠 (chiptune)' 이라는 독립적인 전자음악 장르에서 빌려온 산뜻함과 재미 너머로 느껴지는 '키라라'만의 독특한 뉘앙스는 페스티벌 무대를 거대한 콜렉티브 게임의 신나는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아마도 음악을 계속하게 되는 원동력이 아닐까 추측되는 '키라라'의 정체성에 대한 숱한 고민들은, 이제부터, 아무도 몰랐던 미지의 매력과 에너지의 원천으로 그에게 힘이 될 것이다. 건강하면서 파괴적인, 섬세하면서 폭발적인, 울면서 들썩들썩 춤출 수 있는, 섹시하면서 산뜻한 음악적 영감. 단번에 가로지르는.
여러분은 '키라라'의 '이쁘고 강한' 사태를 수습하지 못한 채 [moves Live]의 벼락같은 눈보라 속에서 그 둘 사이를 가로지를 것이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혹은 저쪽에서 이쪽으로. 작은 눈꽃송이로 춤을 추며 눈사태에 몸을 맡긴 채 꽝! 하나가 되는 경험. 멋진 일이 아닌가? '키라라'는 오늘밤도 자신의 작업실이자 녹음실인, 야간 편의점의 계산대 너머에서 그 무엇을 가로지르고 있을 것이다.
- 패밀리 컴퓨터로 대표되는 80년대 게임기의 내장 음원 칩으로 만든, 혹은 그와 흡사한 음색(에뮬레이션과 샘플링 포함)으로 만든 곡 혹은 음악장르
글 : 이두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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