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곡인 "체온"은 사적인 관계에서의 소통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조차 늘 실패하고 말지만, 다시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것은 왜일까? 두 번째 곡인 "모두 가져가"에서는 공적인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현 사회의 소통이 되지 않는 현실과 아픔을 담아, 모두 가져가지 말라고 노래한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전형적인 구성과 코드 진행으로 된 특정 트랙을 샘플링 한 뒤 멜로디와 가사를 덧입히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는 이번 작업을 통해 표절과 창작의 경계가 어디인지를 묻는다. 심플한 편곡 속에서 베이스 라인은 단순한 패턴으로 반복되고 전형성 안에 숨겨진 은유적인 가사는 곧 듣는 이의 마음을 찌르는 가시가 된다.
특히 기존 미디어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4대강 공사 현장 소리가 삽입된 "모두 가져가"는 달콤한 노래가 끝나면 돌아가야만 하는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며, 타이틀 곡인 "체온"은 그의 미디어 아트 작품인 '검색창의 온도, 2012'의 모티브가 되었다. 또한 일러스트레이터 장콸과 디자이너 어비가 참여한 강렬한 인상의 메인 커버 이미지는 그가 앨범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것들을 은유하며 이를 통해 전체 내러티브 구조가 완성된다. 직접 작사, 작곡, 편곡 및 제작까지 한 그가 "체온"이란 제목으로 선보인 이번 앨범은 진정한 '인디' 뮤지션으로서 한 단계 성숙했음을 보여주며, 미디어 아티스트로서의 그의 다음 작업 또한 기대하게 만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