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뚜벅 걷는 길 위에서 작은 웅덩이 위로 비치는 모습이 나인지 거짓 위의 나인지 이제는 나조차도 구별되지 않는다. 무지함의 용감함이 이길 위로 나를 데려다 놓았고 그 길의 끝이 정답이라고 수없이 되뇌며 걸어가게 하고 있다.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마음을 달래듯 작은 빗방울들이 내 머리 위로 토도독 떨어지더니 이내 장맛비가 되어 내 눈물을 감추어 함께 흐르며 작은 웅덩이조차 없애버렸다. 이 축축한 빗물들은 언제쯤 나를 평화로운 햇살 위로 놓아줄 것인가... 정처 없는 내 발자국을 빗길 위에 남기며 또다시 알 수 없는 그곳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 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