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되는 유희요를 모아 새롭게 편곡
여성민요그룹 ‘아리수’(대표 박태승)가 5집 정규음반 “아리랑나무랑 놀자”를 20일에 발매한다. 민요의 꽃인 유희요를 모아 구성한 음반이다. 7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경기도, 전라도, 경상도, 황해도 등 다양한 지역의 유희요를 담았다. 민요의 원형을 살려 편곡하거나 민요의 한 구절을 따서 새롭게 창작한 곡들이다.
유희요는 명절에 놀이를 할 때, 마을끼리 경쟁이나 경기를 할 때 질서 있는 진행을 위해 부르는 노래이다. 또 풍류를 즐기거나 술을 마실 때 흥을 돋우기 위해 부르던 노래도 유희요에 속한다. 노동이 아닌 놀이와 풍류를 위해서 부르던 노래이기 때문에 해학, 사랑, 낙천성이 들어있다. 놀이할 때 부르던 노래는 놀이 진행이라는 구체적인 기능과 내용을 담고 있다. 이야기판이나, 풍류를 즐길 때 흥을 돋우는 유의요는 ‘비기능요’라고 칭하기도 한다. 삶을 관조하고, 유유자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리수 5집 “아리랑나무랑 놀자”는 내용면에서 놀이, 풍류, 삶의 관조를 포함하였다.
음반 타이틀 곡 ‘태평가’는 1930년대에 창작된 신민요로 광복 이후에도 경기민요 명창들이 애창해 온 노래이다. 속상한 일이 많은 인생이지만 놀기도 하면서 살아보자는 낙천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음반에서는 서정적인 분위기로 경기 소리꾼의 낭랑한 목소리가 어우러지도록 편곡하였다. ‘흥게방게 놀자’는 전라북도 진안 지방의 ‘흥게방게타령’의 후렴구를 따서 현대적으로 창작한 곡이다. 전통적인 민요 가사 대신 취업 전쟁에 시달리는 현시대 청년들의 삶을 묘사하는 노랫말을 대입하였다. ‘노세소리’는 경북 예천의 농요를 편곡한 곡이다. 아리수의 남도소리꾼이 앞소리를 메기고 다른 소리꾼이 ‘노세노세 캥마쿵쿵 노세’라고 받는 민요의 원형을 살려 구성하였다. ‘사설난봉가’는 황해도의 여러 난봉가 중의 한 곡이다. 마림바, 콩가, 봉고 등 여러 서양 타악기를 편곡에 도입하여 난봉가 특유의 재미있는 가사와 선율을 살렸다. 보통 경서도 소리꾼이 부르는 노래인데, 이번 음반에서는 남도 소리꾼도 함께 불러 색다른 음색을 만들었다. ‘청춘가’는 경기 지방에서 불리기 시작한 신민요로서 청춘, 사랑, 세월의 덧없음을 가사에 담고 있다. 서정적인 분위기의 편곡을 바탕으로 아리수의 경기소리꾼 이미리가 기량을 한껏 발휘하였다. 경쾌한 장단과 선율로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군밤타령’이 수록되었다. 제목과는 달리 원래 가사가 군밤하고 상관없는 내용이어서 유희요 특유의 익살스러움이 있다. 이 노래는 아리수의 경기소리꾼 김현정이 노래하였다. 중간에 래퍼(Rapper)가 원곡 가사를 랩으로 구성한 부분이 있어 흥미롭다. 마지막 트랙에는 경북 칠곡의 토속민요 ‘칠곡 꽃노래’가 수록 되어 있다. 이 곡의 노랫말은 평범한 동네 아낙네들을 여러가지 꽃에 비유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단순한 선율 구조를 가진 민요이지만 새롭게 편곡하여 예쁜 것을 사랑하는 여성의 섬세한 정서를 표현하였다.
아리수는 주제 선정에서 음반, 공연 제작까지 완결 짓는 활동 방식을 ‘시즌’ 체제라고 정하였다. 지금은 ‘시즌3’을 진행하는 중이다. 아리수는 2014년부터 매년 여성, 노동, 유희 등 하나의 주제를 잡아, 거기에 관련된 토속민요를 퓨전민요로 새롭게 재창조하여 발표하고 있다. 2016년 이번에 발표하는 “아리랑나무랑 놀자”는 아리수 시즌 3의 세 번째 이야기이다. 2014년에는 3집 음반 “여성, 아리랑꽃으로 흩날리다”을 내놓았고, 창작민요극 “세 여자의 아리랑꽃”을 제작, 발표하였다. 2015년에는 일노래 모음 “아리랑나무, 뿌리를 노래하다”를 발표한 바 있다.
아리수는 2005년 창단하여 작년에 10주년을 맞이하였고 기념 공연을 개최하였다. ‘아리랑+나무(樹)=아리랑 나무’를 뜻하는 아리수는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면서 놀이와 쉼의 노래 ‘유희요’를 새 음반의 주제로 삼았다. 아리수의 윤석영 음악감독은 “‘노래’의 어원이기도한 ‘놀이, 쉼’의 의미를 중심에 두고 민요를 고민해 보고자 ‘유희요’라는 주제를 잡았다.”고 전한다. 그리고, “모두가 바쁘게 사는 요즘 유희요의 신명과 낙천성으로 숨 한 번 크게 쉬고 살아가자는 바람을 음반에 담았다”고 밝혔다.
민요는 예부터 우리가 살아 온 힘이요, 우리의 삶 자체였다. 아리수는 ‘지금, 이 시대의 삶을 노래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민요에 현대인의 삶을 담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민요를 현대화하고, 재창조하는 노력이 널리 알려지고, 인정받아 많은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1. 태평가 (타이틀곡) 편곡 이덕수
1930년대 창작된 신민요로 광복 이후에도 경기민요 명창들이 애창하여 왔다. 서양의 목관 악기 클라리넷, 플루트와 현악기, 피아노 앙상블이 경기소리꾼 두 명의 목소리와 어우러진다.
2. 흥게방게 놀자 작사 왕규식, 작곡 이재은
전라북도 진안 지방에서 북이나 장구를 잡고 부르던 ‘흥게방게타령’의 후렴구를 발췌하였다. 취업난 때문에 매일 시달리는 현시대 청년들이 용기를 내고, 놀기도 하면서 살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새롭게 창작한 곡이다.
3. 노세소리 편곡 박태승
예천 통명의 농요이다. 현재의 시간이 괴롭고 힘들어도 즐길 줄 알아야한다는 서민들의 낙천적인 사고가 담겨 있다. 앞소리를 메기면 ‘노세노세 캥마쿵쿵 노세’라고 받는 민요의 원형을 살렸다. 아주 느린 장단으로 시작해서 간주 후에 자진모리로 빨라진다.
4. 사설난봉가 편곡 이덕수
황해도 지방의 여러 난봉가 중의 한 곡이다. 사설난봉가는 각 절의 뒷부분 가사가 설명하듯이 촘촘히 되어 있어 사설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마림바, 탬버린, 콩가, 봉고 등 여러 서양 타악기를 사용하여 난봉가 특유의 재미있는 가사와 선율을 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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