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가요, 민요 등의) 가락이 들어 있는 정세현의 목소리와 무속적인 앙상블에는 어디선가 맡아본 듯한 발효된 향이 있어, 그 ‘냄새’를 이런 식으로 음악에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 나는 순수하게 부러웠다. 그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쭉 멀리 두었던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렇게도 마음이 끌릴 수 있는 것이다.
그 공연장에서 판매되었던 것이 ‘4’라는 제목의 미니앨범이다. '4'는 404가 작년에 발매했던 정규 앨범 '1'에 이어 발표한 2번째 결과물이다. 기존의 2곡에 신곡 2곡이 포함되어 종종 있는 투어용 CD와 같은 음반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아무도의 잘못 그러나 나의’를 들어보면 그들이 표현하는 세계의 스케일이 더욱 커진 것을 알게 될 것이다. 404는 노래와 노이즈와 리듬을 사용해 마치 화가처럼 혹은 극작가처럼 곡을 그려내는 작법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번 '4'의 주요한 포인트는 박자인데, 3박, 5박, 7박의 홀수 박자는 세세한 박자의 분할을 통해 더욱 더 간극을 파고들어 앞서 말한 "냄새"에 (모순되는 표현이지만) 차가운 열기를 더하고 있다.
처음 가본 동네 거리의 깊숙한 뒷골목을 차갑게 타오르는 404가 가로막는다. 이제 끝났다고 생각해도 '4'에게 불의의 습격을 당할 것이다. 청자의 등 뒤 가장 가까운 곳, 그 곳에 404는 언제나 존재한다.
- Norio Fukuda(Sweet Dreams Press)
404 - Se Chung [정세현] + Inchul Cho [조인철].
Music by 404.
Recorded/ Mixed/ Mastered by Hakju Chun [천학주] at Mushroom Recording.
Artwork & Designed by Donghyeok Shin [신동혁]
2013 Helicopter Records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