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은, Rhodes선율을 앞세운 팝·포크격의 타이틀곡인 ‘보내야만 남는 것들’을 필두로, 어쿠스틱피아노를 전면적으로 부각시킨 ‘왜그랬는지’, ‘모래바람’, ‘집으로 가는 길’ 등의 피아노군단과 컨트리함과 첼로 등의 서정성을 앞세운 ‘버스’, ‘인연(앨범명과 동명)’ 등의 홈사운드군단, 독특한 악기구성과 편곡으로 무장한 ‘같이가요’, ‘이밤에’ 등의 색채담당사이드군단, 록사운드인 ‘그대의 저편에서’와 아날로그 팝발라드 ‘I Pray’까지 10곡이 10곡보다 훨씬 더 많게 느껴지는 곡들로 수록되어있다. 전체적인 음악느낌은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이라면 맞다.
여타 인디밴드들처럼 제작비의 문제로 저예산을 들여 녹음하고, 믹싱, 마스터링까지 자력으로 일궜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리얼악기녹음만큼은 포기하지 않은 그녀의 고집을 엿볼 수 있으며 깎아지른 듯한 성형음악이 판치는 이 시대에 아주 깔깔한, 어찌 보면 칼날처럼 정교하지는 않은 음악으로 한 밥상 차려냈지만, 그 투박하고 소박함은 뮤지션 본인의 곤조 또는 음악적 자신감으로부터 우러나왔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실제로 그녀를 인터뷰해보면 심하게 개성있지도 않지만, 억지로 잘 보이려 겸손한 척 하지도 않는다. 그냥 수줍게 웃으며 “이렇게 사는 게 저에요~” 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쇼케이스에 올려놓는 그런 자태를 지녔다. 그녀의 음악도 그렇다. 씹을수록 맛이 나는 바게트빵처럼 들을수록 향기가 나는 음악이랄까... 아무튼 한눈에 들어오는 화려함은 아니지만 분명히 그녀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거라고 감히 예견해본다.
그녀의 노래는 재밌다.
예쁜 멜로디는 맑은 목소리에 얹혀 감미롭고..
어쿠스틱한 사운드는 마치 소극장 공연을 보고 있는 듯 살아있으며
그 위에 군더더기 없는 노랫말들이 귓가에 바스락거린다.
이 곡들을 듣고 ‘통기타 메고 버스에 앉아 차창 밖으론 시골풍경 지나가고..’
등등을 떠올리는 건 나뿐만이 아닐 걸! 히히~ - 연주자 안 준 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