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 가요차트를 점령하고 있는 음악은 마치 < CTRL + C > + < CTRL + V >하듯 아이돌(Idol)이 주도하는 후크송(Hook Song)의 노래들로만 가득했다. 이러한 현상은 새로운 장르의 음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가수는 없고 엔터테이너만을 양산해 내고 있는 그 시점에서 “슈퍼스타K” 와 “나는 가수다”와 같은 음악 프로의 등장은 다양한 음악에 목말라 하는 대중들에게 가물어 가는 논에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이제는 “아이돌(Idol)”음악으로 대표되던 대한민국 음악시장이 다양한 형태와 장르의 음악으로 격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한 변화를 최전방에서 주도하고 있는 장르가 바로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대표되는 인간미 넘치는 밴드(Band)음악이다. 주말 저녁 TV 황금시간에 헤비메탈 58세의 현역 유현상이 이끄는 그룹 백두산이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슈퍼스타K’ 출신의 3인조밴드 버스커버스커의 1집 앨범 판매량이 발매와 함께 3주만에 5만장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Top Band” 시즌2에서는 그 동안 공중파에서 명함 한번 제대로 내밀지 못했던 쟁쟁한 프로팀들이 출현을 앞두고 있다.
이렇듯 변해가는 대한민국 음악시장에서 밴드음악의 위상에 날개를 달아줄 팀이 있으니 긴시간 내공(1999년 결성)을 자랑하는 “안전제일”의 대망의 데뷔앨범 <비오는 날의 오바맨> 되시겠다. 장혁재(V), 정지용(G), 이민호(G), 장재만(B), 정보환(D)등 대학 선후배로 만나 1999년 결성부터 꾸준한 클럽 및 언더활동으로 13년동안 칼을 갈고 또 갈아 왔다. 학창시절을 함께 보내며 이들은 씬 리지(Thin Lizzy), 레너드 스키너드(Lynyrd Skynyrd), 라디오헤드 (Radiohead), 너바나(Nirvana), 펄 잼(Pearl Jam),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오프스프링(Offspring) 등과 같은 깨끗하고 정리 정돈이 잘 된 사운드를 먹고 자라며 자연스럽게 언젠간 자신들만의 내추럴한 록음악을 선보이리라 다짐했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13년의 내공으로 전혀 신인답지 않은 모습의 이들의 들려주는 첫 번째 주제는 <비오는 봄날의 오바맨>이다. 비오는 봄날의 오바맨(overman)이라? 공사현장은 비가오면 그날의 하루는 공치는 날이다. 새로움이 풋풋히 싹트는 봄날에 내리는 비는 공사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감독관(Overman)에게는 그저 달갑지 않은 존재임이 틀림없다. 하루벌이를 공친이가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무슨생각을 할까? 그 대답은 바로 이 앨범에 수록된 6곡의 이야기에서 들어 볼 수 있다. 자신의 처지를 ‘자아비판’ 해보기도 하고 “왜 날 떠나나요?”, “가지마” 하고 이미 떠난 님도 생각해 볼 것이다. 어쩌면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돼지”, ”임금님 나가신다”고 비아냥거려 보기도 할 것이다. 이렇듯 봄날의 내리는 비가 꼴보기 시른 대한민국의 수많은 오바맨들의, 오바맨들의 의한, 오바맨들을 위해 이 앨범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안전제일”의 음악은 그 뿌리부터 록(Rock)음악이다. 하드락(Hard Rock)을 기초로 펑크(Punk)나 모던락(Modern Rock)등의 다양한 장르를 접목해서 안전제일만의 사운드를 추구하고 있다. 비록 <비오는 봄날의 오바맨>은 소위 돈되는 대중음악을 잘 만들기로 소문난 인기 작곡가의 작품은 아니지만 13년이라는 오랫동안 숙성된 뮤지션들의 노력의 첫 결과물이기에 나에게 있어서 내 귀에 캔디란 바로 이런 맛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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