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크리스마스를 정확히 한달 앞두고, ‘클라 인 러브’로 부터 한 통의 엽서가 왔다.
보낸 날짜를 확인하니 엽서를 부친 지 거의 보름이 지나서였다.
"잘 지내고 있니, 나는 오늘 한 푼도 없이 나왔는데, 우연히 만난 유럽 뮤지션들과 조인공연을 하고, 공짜 맥주도 배터지게 먹었다."
이 녀석을 떠올리면 웃음이 먼저 나온다.
아무 대책 없이, 허름한 배낭에 클라리넷과 직접 만든 리드를 잔뜩 챙기고는 콘서트 홀이 아닌 외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난다.
제대로 된 공연장에선 단 한번도 공연하지 않았다. 딱딱한 공연장이 너무 싫단다.
발길 닿는 대로 그가 선택하는 거리가 바로 그의 공연장이다. 요즘 한참 유행하는 버스킹 공연도 그에게는 그저 일상인 것이다.
이번엔 체코의 한 시골마을 체스키크롬로프 란다. 그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어울려 공연을 했다고 신이 나서 엽서를 보낸 것이다.
그리고는 12월, 연락도 없이 그가 돌아왔다.
더러워진 오선노트엔 알아볼 수 없게 지저분한 악보들이 그려져 있었고, 다시 떠나기 전에 난 그를 끌고 작업실로 갔다.
언제 떠날지 몰라, 서둘러 녹음을 하기 위해...
클라리넷과 사랑에 빠지다.
클라 인 러브의 음악은 자유로움 그 자체이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느꼈던 자유로운 감정들이 고스란히 음악에 담겨있다.
프라하의 까를교를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의 '프라하의 거리악사', 레이몬드 카버의 소설을 읽고 영감을 얻은 '대성당', 모던한 느낌의 신비로운 곡 '어느 광대의 편지'등의 곡들이 싱글 앨범 형태로 공개될 예정이다.
앨범의 디자인은 그와 막역한 일러스트 작가 saitou hui 가 맡아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클라 인 러브는 올해 많은 계획을 가지고 한국에 돌아왔다.
클라리넷은 유럽의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악기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낯설기만 하다.
그는 클래식부터 재즈, 팝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연주하며, 많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고 한다.
또한 올해 안에 그의 베스트 음반과 함께 악보집도 출간할 예정이며, 싱글 앨범 형태로 발표하는 곡들의 클라리넷 악보들도 클라 인 러브가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다.
http://blog.naver.com/clainlov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