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안에 한 아이가 있다.
몹시 야윈.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의 시선은 비어 있다.
어떤 희망에서도 원망에서도 초연한 듯.
그리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아 왔을까.
같은 그림 속에는 이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의 모습도 담겨 있다.
빈 시선을 어디엔가 던져두고 있는.
그녀의 가슴은 그동안 얼마나 갈갈이 찢겨져 왔을까.
...
언제였던가.
스치듯 지나치며 봤지만 그 뒤로 잊혀지지 않는 문장이 하나 있다.
지구촌 많은 곳에서는 굶주림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또 다른 많은 곳에서는 지나치게 많이 먹어 불린 살을 빼지 못해 고통을 받고 있다는.
우리 인간사회에만 존재할 수 있는 끔찍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
그림에서 시선을 비워낸다.
눈을 감는다.
그들이 꿈꾸는 내일이 어서 오기를 바라며.
*여러모로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기쁜 마음으로 이미지 작업을 책임져주신 김혜림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