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은 러시아의 국민적인 사랑을 받아온 시인이자 배우, 작곡가이며 가수인 블라디미르 비소츠키(Vladimir Vysotsky, 1938~1980)의 작품들을 새로운 스타일로 해석하여 담은 앨범이다. 가수라기보다는 시인으로 러시아 국민들의 가슴 깊이 자리하고 있는 민중의 영웅 블라디미르 비소츠키는 25년간의 가수 활동 기간 동안 1,000곡 이상의 시와 곡을 썼지만, 급진적인 반체제 투사로서 공산주의 치하에서 숱한 탄압을 받아왔고 생전에 단 한 장의 앨범도 발표할 수가 없었다. 사후에 발표된 앨범도 그리 많지는 않지만, 어쿠스틱 기타 한 대와 함께 나직이 울리는 그의 굵고 깊은 목소리는 수많은 이들의 영혼에 교감할 수 있는 아름다운 명곡들로 자리잡았다.
그러한 러시아의 영웅이 한 천재적인 아티스트에 의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여기에서 이브 데로지에는 오랜 활동과 경험의 바탕위에 세워진 완숙미와 타고난 재능을 단숨에 쏟아 부은 듯 열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불어판 블라디미르 비소츠키(11곡의 수록곡 중 한 곡을 제외한 나머지는 불어로 불린다. 가사 번역은 브라질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 싱어 송 라이터 비아(Bia)가 담당했다.) 정도로 설명될 수 있는 이 앨범의 진짜 매력이 비소츠키의 오리지널에 있지 않다. 전반적으로 곡들의 스타일 자체는 다분히 지적(知的)인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이브는 비소츠키 특유의 어둡고 우울한 감성을 기본 바탕으로 한 섬세함과 세련미를 더함으로써 완벽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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