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 특유의 애절함과 우리민족 고유의 정서인 한의 이미지가 피아노의 선율과 어울어져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 깊이 다가오는 슬프지만 구성진 가락을 느낄 수 있다. 해보다 달을 사랑하며 강하고 힘찬 울림보다 부드러우면서도 애달픈 가락에 익숙한 우리 민족의 정서에 잘 맞는 것 같다. 특히 하느님을 찬미하는데 있어 기존에 있어온 많은 연주 곡들이 서양 음악을 기반으로 한데 반해 대금으로 연주가 되어 누구든지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조용한 묵상의 분위기를 원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반이라 생각한다. - 슬픔이란 사람이 지닌 느낌 중에서 가장 겸손한 것이다. 왜냐하면 소중한 것을 놓치고 한없이 작아진 나를 들여다보는 그 부끄러운 결핍의 순간이 없었다면, 마음 한 구석에 고여 있다가 상처난 자리를 행궈 주는 회한의 눈물이 없었다면, 하느님을 기쁘게 맞아 들일 빈 마음자리를 우리가 결코 마련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슬픔은 희망인 것이다. 우리 민족이 해보다 달을 더 사랑하며 강하고 힘찬 울림보다. 슬프고 구성진 가락에 더 마음을 열고 살아오면서도 낙천적일 수 있는 것은 이런 연유에서인지도 모르겠다.
대나무의 그 울림은 우리의 무딘 마음을 하느님에게로 열게하여 가난해진 마음의 빈 자리에 물결로 스미어 지친 삶을 위로해 주실 단 한 분 믿어 알게 합니다. 하느님을 향한 찬미의 들숨과 날숨으로 대나무 아픈 마디마디를 스치어 빛어낸 이 성가곡집이 우리 모두 마음에 희망으로 젖어들기를 바란다.</b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