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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이전의 재즈로의 시간 여행!
Flanger의 네 번째 정규 앨범 ≪ Spirituals ≫ !!
Flanger는 Atom Heart와 Burnt Friedman으로 구성된 듀오로, 실험적인 재즈 음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많은 뮤지션들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만한 이들이다. 두 사람의 음악적인 캐리어는 상당히 깊고 풍부한데, 우선 Atom Heart는 IDM(Intelligent Dance Music: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에 태동하기 시작한 컬트적인 전자음악의 한 흐름이다. Intelligent Techno, Listening Techno, Brain Dance Music이라 칭하기도..)계열에서 잔뼈가 굵은 아티스트로, Flanger 외에도 Lassigue Bendthaus, Geeez ’N’ Gosh, Dos Tracks 등 다양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IDM을 기반으로 트랜스, 트립합 등을 포함한 전자음악을 계속적으로 선보였다. Burnt Friedman 역시 IDM 계열의 Nonplace Urban Field, 그리고 트립합 계열에서의 Drome, 자신의 솔로 프로젝트 등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통해 실험적인 전자음악을 추구해왔고 차츰 애시드 재즈나 덥 사운드의 요소들 역시 받아들여 한층 복합적인 사운드로 자신의 음악을 발전시켰다.
Flanger는 이 두 사람이 함께 하는 프로젝트로 이들의 음악은 전형적인 재즈의 요소들과 함께 미래적인 느낌의 디스코/펑키 사운드와 라운지, 누재즈, 그리고 브레잌 비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시퀀싱 테크닉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재즈의 아날로그함과 일렉트로적인 첨단 텍스쳐의 만남. 이것이 Flanger의 음악이다.
2005년 말 즈음에 발매된 본 작에서 Flanger는 ’재즈 이전의 재즈’를 현대에 구현하려 한다. 30년대의 주옥과 같은 고전들을 다시금 주목하고, 이들을 21세기로 데려오려 하는 것이다. 멤버인 Burnt의 말을 빌리자면 ≪ 잃어버린 감성의 복원 ≫이 이 앨범의 컨셉트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본 작은 전체적으로 일렉트로적인 접근은 다소 줄어든 느낌이다. 또한 Flanger는 이 음반에서 시드니 출신의 보컬리스트 Riff Jackson, 그리고 그의 형제인 드러머 Laurence Pike와의 협연을 시도, 재즈 본연의 느낌을 보다 충실하게 구현하려 한다. 수록 곡들은 저마다 다른 뚜렷한 심상을 지니고 다가오는데 첫 곡인 ‘Funeral March’는 블루지한 느낌의 관악기와 라디오의 잡음소리 같은 묘한 불협화음이 뒤섞여 몽환적인 분위기와 함께 제목 그대로 마치 장례식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이어지는 ’Crime In A Pale Moon Light’는 역시나 블루지한 분위기와 함께 중반부 이후 Riff Jackson의 끈적한 보컬이 더해지며 다소 퇴폐적인 분위기의, 담배 연기 자욱한 재즈바를 연상케 한다. 뉴올리언스 재즈 스타일의 ’How Long Is The Wrong Way?’는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 가벼운 터치의 벤조와 미니멀한 일렉트로 사운드, 재즈 스캣이 매력적으로 어우러지는 경쾌한 곡이고. ’Tiny Tina’와 ’Hope To Hear Back Soon, Honey’는 재즈와 일렉트로니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절묘한 시퀀싱이 돋보이는 곡들이다. 타이틀 곡 ‘Peninsula’는 SK 에너지의 인기 CF에 삽입, 국내에선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