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향련의 소리는 격정적이다. 그런 만큼 그가 격렬한 슬픔을 노래할 때는 청중을 전율케 하는 힘이 있다. 이는 청아한 애원성이나 궁상맞은 설움조가 아니라, 수량이 많고 낙차가 큰 폭포라든가 집중호우 같이 쏟아내고 퍼붓는다는 말이다. 가령 심봉사가 죽은 곽씨를 부여안고 마른 땅에 새우 뛰듯 실성발광을 하는 대목은 그 처절함으로나 천부적 기질로나 안향련을 당해낼 명창이 없다. 이것은 수련이나 공력과는 또다른 일조으이 신들림 같은 것으로, 무엇에 '씌우지'않고서야 어찌 이럴까 싶다. 그래서 무섭게 몰두하는 그의 성격과 돌연한 죽음이 지귀심화(地鬼心火)를 떠올리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속지 해설 : 배연형(한국고음반연구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