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울림 50주년 프로젝트 일환… 이열치열, 작열하는 얼터너티브 록
- ‘예쁜’ 후배들 보며 쓴 김창훈 신곡… 단단한 바위로 된 푸른색 음악 ‘바통’
가끔 산울림의 김창훈과 밥을 먹는다. 산울림 50주년 이야기를 하고, 사는 이야기를 한다. 반드시 후배 음악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이야기 할 땐 늘 그의 눈에서 ‘꿀’ 같은 게 떨어진다.
“저희 때는 주먹구구식으로 음악을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어쩌면 그렇게 연주도 잘하고 곡도 잘 쓰고 에너지도 넘치는지, 옛날의 우리보다 훨씬 훌륭해 보여요. 예뻐 보여요.”
김창훈의 시선은 늘 다음 세대에 가 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아티스트를 고르고 섭외하는 것 모두 직접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그만 지금 젊은이들의 음악에 반해버린 것이다.
이번 신곡 ‘예쁘다’는 그렇게 그의 명치 끝에 몽글몽글 고인 ‘후배 사랑’의 꿀이 모이고 모여서 절로 노래 모양으로 빚어진 결정체쯤 되겠다. 이 사랑 덩어리를 수많은 후배 가운데 ‘낙찰’돼 넘겨받은 이는 밴드 맥거핀이다. 2016년 데뷔. ‘BUCKET LIST’를 비롯한 여러 곡과 앨범에서 세련된 감각을 강렬한 록에 결합해 내며 KT&G 상상마당 밴드 디스커버리 우승 등 많은 영예와 팬을 얻은 팀이다. 보컬과 기타를 맡은 변하은의 뱉어내듯 말아 올리는 쿨한 보컬, 힘과 정교함을 겸비한 연주의 합이 일품이다.
‘예쁘다’는 투박한 인상에 정밀한 이목구비를 숨겼다. 김창훈이 즐겨 구사하는 교묘한 미니멀리즘이다. ‘예쁘다 하네, 예쁘다 하네’ 하면서 ‘하’에서만 한 음이 내려오는 단순한 음형을 반복한다. 후렴구의 상향 조바꿈에도 주선율은 최소한의 이동을 한다. 전체적으로 화성과 멜로디가 모두 촘촘히 몰려서 조금씩만 이동하지만 그 미묘한 변화가 기묘한 3차원의 깊이감을 주는 곡이다. 펑키한 리듬, 베이스기타의 색채감 있는 이펙터 사용, 기타의 아기자기한 간주를 넝쿨처럼 엮어 맥거핀은 촘촘히 나아간다. 카랑카랑 소리치며 전진하듯 힘찬 얼터너티브 록으로 완성했다.
이러니 어디 ‘예쁘다’ 소리가 안 나올까. 김창훈은 지난 4월 서울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2026서울히어로락페스티벌’ 현장을 찾았다. 이틀 내내 혼자였다. 꼭 가야만 했다고 했다. 수십 개의 출연진 가운데 어림잡아 절반 가까이가 마침 산울림 50주년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티스트였기에,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듣고 싶었다고 했다. 김창훈의 ‘선구안’이 이 정도다. 그 밝은 눈은 끈질기기까지 하다. 선택과 제작 말고 작사, 작곡에 대한 집념과 재능 역시도 여전히 질기다. 예쁜 꽃 아래 거친 흙 속엔, 눈에는 안 보이는 아주 깊은 뿌리가 단단히도 박혀 있나 보다. 쉰 번의 추운 겨울에도 남몰래 아래로 자란, 한 떨기 꽃 밑 기나긴 연원.
(맥거핀의 ‘예쁘다’ 발매는 산울림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성사됐다. 산울림은 역사적인 50주년을 맞는 2027년까지 밴드와 멤버들이 남긴 위대한 유산 50곡을 후배 뮤지션과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맥거핀의 ‘예쁘다’ 이후에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가 총출동하는 산울림의 대장정은 이어진다.)
임희윤 음악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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