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소개글>
치열한 생(生)의 한 가운데,
실상은 찬란한 순간인 것을.
이번 음반을 준비하면서
각자에게 주어진 생(生)의 몫을 살아내는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이
참 귀하고 찬란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때론 버겁고 고되지만
주어진 소명의 길을 따라
성실히 걸어가는 것,
그것이 우리네 삶, 오늘 이 음악의 이유가 될 것입니다.
하늘의 시간과
땅의 시간이 공존하듯,
다섯 개의 작품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이번 음반을
여러분께 선물할 수 있어
참으로 기쁩니다.
이 음악이
여러분에게 가 닿는 순간이
저마다의 ‘찬란한 시간’으로 기억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곡목 해설>
25현가야금 독주곡
별과 時
Constellation: Stars and Poetry
이건용 작곡
12현의 가야금이 25현이 되면서 표현력이 커졌으나 선율적인 악기에서 다성부적(혹은 화성적)인 악기로 바뀐 감이 있다. 다성부(화성)적인 표현은 자연히 농현이라든가 미분음, 장식적 시김새들을 피하고 싶어한다. 다성부(화성)적인 표현을 얻은 반면에 이러한 본래적인 가야금의 표현력을 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별과 時>는 다성부(화성)적인 표현과 본래 가야금이 가진 선율악기적 가능성을 교차시키면서 엮은 곡이다.
이 곡은 별과 時人의 대화를 암시하고 있는데 별을 위해서는 다성부적인 표현을, 時人을 위해서는 선율적인 표현을 사용하였다.
25현가야금 독주곡
어린이 정경
Scenes from Childhood
위촉초연 나실인 작곡
-장난치며 웃기
-우는게 싫어서 움
-엉뚱한 상상
아이를 키우다 보니 주변에서 어린이들의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 정서적으로 풍부해지는 것을 느낀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서 느껴지는 순수한 즐거움, 울음소리에 담긴 동물적인 본능, 끊임없이 생각하고 상상하는 모습들을 담고 있는 음악들을 작곡하고 싶었다. 독일 작곡가 로버트 슈만의 피아노 소품집 “어린이 정경”과 같은 제목으로 가야금 독주를 위한 작품을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해본다.
12현가야금 독주곡
구름
Clouds
위촉초연 나효신 작곡
‘구름’은 비슬라바 쉼볼스카의 시 ‘구름’으로부터 제목과 영감이 왔다.
이 작품은 이슬기님을 위하여 2020년에 작곡했고 랜트로 뮤직이 악보를 출판했다.
구름
비슬라바 쉼볼스카
내가 구름에 대해 설명하자면
재빨리 해야지요 -
왜냐하면 구름은 단 1초만에도
다른 모양으로 바뀌기 시작하니까요
구름의 특징은
모양, 음조, 자세, 배열... 그 무엇도
절대로 반복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구름은 어떤 기억도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고
사실을 뛰어넘어 편안하게 떠다녀요
구름은 대체 무엇을 주장하려는 것이냐고요?
아뇨 구름은 오히려 뿔뿔이 흩어지곤 하지요
구름에 비교하면
인생은 단단한 땅 위에서 안정적이에요
실제로 영구적이며 거의 영원하지요
구름 옆에 놓으면
돌멩이조차도 든든한 형님처럼 보여요
사실은 멀리 있는 들뜬 사촌들에 불과하지만 구름 옆에서는
당신이 신뢰할 수 있는 누군가가 된답니다
원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존재하도록 내버려둬요
그리고는 한 명 또 한 명 죽도록 그냥 두지요
구름은 저 아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상관하지 않아요
그리고 구름은 오만하고 빠르게
당신과 나의 생애 위를 원활하게 돌아다니지만
여전히 불완전합니다
구름은 사라질 의무가 없어도 가버려요
구름은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날아다니지 않아요
(번역 – 나효신)
12현가야금 중주곡
원형 운동력
Circular Momentum
도널드 리드 워맥 작곡
이 작품의 특징은 서로 다른 수준의 순환적 움직임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곡 내용의 자체가 회전하는 원형의 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곡 전체를 통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각각의 원형 운동이 이전의 것보다 더 강하게 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이렇게 점진적으로 에너지를 쌓아 올리며 강하게 빙빙 도는 소용돌이와 같은 끝을 향해 나아갑니다. 또 다른 의미에서, 저는 제 작품에 세대를 아우르는 부모와 자녀의 동행이라는 가야금 축제의 주제를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저에게 이것은 각 세대가 다른 세대에게 힘을 준다는 점에서 또 다른 '원형 운동력'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부모는 아이들을 보살피고, 자신감 있는 어른으로 자라기를 도우며 결국에는 자녀들 또한 부모에게 보답하고 돌려주고 부모도 자녀로부터 배우며 성장합니다. 부모와 자녀사이에 유대감은 제가 생각하기에 매우 강력한 힘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냅니다. 이러한 생각이 이 작품에서 강력한 힘의 소리로 표현되었습니다.
25현가야금 독주곡
리체르카레
Ricercare
위촉초연 김택수 작곡
작품을 준비하면서 이슬기 연주자와 음악, 종교, 삶에 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대화의 주제가 무엇이든 간에 (심지어 농담을 할 때에도) 매사에 진지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고, 그것이 귀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에 그 ‘간절한 태도’를 키워드로 한 작품이 이 연주자에게 잘 어울리겠다 싶어서, 영롱한 빛의 추구를 상징하는 음악적 및 음악 외적 (퍼포먼스) 아이디어들을 엮어 보았다. 작품은 이슬기 연주자에게 헌정되었다.
<아티스트 소개_이슬기>
이슬기는 특유의 따뜻한 음색과 탁월한 해석력으로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경계 없는 음악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가야금 연주자이다. 이슬기는 전통음악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가야금 정악 시리즈 <오래된 가야금>, 민속음악 시리즈 <참을수없는이야기>, 현대음악 시리즈 <낙이불류(樂而不流)> 등 가야금의 다채로운 색감과 질감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꾸준히 발표해왔다. 국가무형유산 가야금산조 및 병창 이수자로서 체화(體化)된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대중성있는 크로스오버, 아방가르드한 실험무대에 이르기까지 한 연주자가 운용할 수 있는 스펙트럼의 크기나 한계를 계속 돌파해준다는 점에서도 독보적인 연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움직일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한 지속적인 베드사이드(bedside) 음악회 개최를 목표로 예술치유그룹 하바해를 결성하여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예술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2026년 1월부터는 마카오과학기술대학교 인문예술대학 초빙교수로 활동하며 동아시아 문화 교류와 협업의 가능성을 확장해가고 있다.
*독집 음반*
이슬기제 허튼가락 <시간, 보이지 않는> (2026, RIAK) *싱글*
이슬기 가야금 현대음악 <낙이불류Ⅲ> (2021, 악당이반)
이슬기 가야금 정악 <오래된 가야금> (2019, 악당이반)
이슬기 가야금 현대음악 <낙이불류Ⅰ,Ⅱ> (2018, JOEUN MUSIC)
가야금과 목소리 <연분-가야금, 소리를 머금다> (2016, 신나라)
이슬기 민속음악 <참을수없는이야기-竹坡> (2015, 악당이반)
가야금과 시조 <그리고그리다Ⅱ> (2013, 신나라)
가야금과 시조 <그리고그리다> (2011, 스톰프뮤직)
가야금 크로스오버 <Blossom> (2008, 스톰프뮤직)
가야금 크로스오버 <In the green cafe> (2006, 신나라)
이슬기 민속음악 <현의 노래> (2005, 서울음반)
Lee Seulgi is a world-renowned gayageum performer and recording artist. With a DMA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s Department of Korean Music, she has published on gayageum notation and techniques and currently lectures in university Korean music programs throughout Korea. Lee has performed throughout the world in countries such as USA, Canada, Japan, Mainland China, Denmark, Sweden, England, Singapore, Israel, and many others. She has produced several recordings of gayageum music, from the most traditional, such as 2019’s The time-honoured Gayageum/<오래된 가야금> and 2021’s Joyful Yet Not Loose/ <낙이불류(樂易不流)Ⅲ>, to contemporary and original works, such as Blossom (2008). Lee has been awarded several prestigious awards for gayageum performance, such as the KBS Gugak Grand Prize, and is the General Planner for the Uijeongbu Gayageum Festival. She is perhaps one of the most visible gayageum performers in the popular realm, appearing regularly on television programs in Korea. Lee currently serves as certified trainee for National Intangible Cultural Property Number 23, Gayageum Sanjo and Byeongchang.
In addition to her performance career, Lee is actively engaged in arts-based healing practices. She founded the arts-healing ensemble ‘Habahae’ with the aim of presenting ongoing bedside music performances for children with limited mobility, and she continues to pursue artistic outreach for culturally underserved communities. Since January 2026, she has served as a Guest Professor at the Faculty of Humanities and Arts, Macau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where she is further expanding possibilities for East Asian cultural exchange and artistic collaboration through traditional music.
<Audio Credits>
· 12-string gayageum, 25-string gayageum: Lee Seulgi
· Recording & Mixing Engineer: Lee Jeong myun(E-um Sound)
· Design: Kim Chulj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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