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스럽게 툭툭 끊기는 듯하면서도 매끄럽게 이어지는 드럼머신의 리듬 위로, 샘플러로 가공된 가야금 소리와 신디사이저의 아르페지오 패턴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타났다 사라진다. 까데호와 추다혜차지스의 베이시스트 김재호가 연주한 프렛리스 베이스는 그 사이를 부드럽게 미끄러지며, 파편적으로 흩어진 소리들을 느슨하게 이어 붙인다.
‘녹색과 분홍색’은 김도언이 2022년 발표한 첫 앨범 [Damage] 이후 선보이는 새 앨범 [SLAPSTICK]의 선공개 싱글이다. 드럼머신, 신디사이저, 샘플러, 프렛리스 베이스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이 곡은 짧은 샘플과 미세한 리듬의 어긋남, 순간적인 편집과 반복에서 비롯된 소리의 움직임을 하나의 유연한 흐름 안에 배치한다.
김도언은 일상의 작은 감각과 순간을 만화적이고 초현실적인 사운드로 옮겨내지만, 현실을 매끈하고 달콤한 모습으로만 포장하지 않는다. 그가 불러들인 사소한 소리들이 익숙한 장면에 불쑥 개입하는 순간, 풍경은 조금씩 어긋나며 낯선 세계로 전환된다. ‘녹색과 분홍색’은 우스꽝스러운 움직임과 진지한 정서가 교차하는 곡이자, [SLAPSTICK]이 다루는 반복과 과장, 충돌과 어긋남의 감각을 가장 먼저 드러내는 곡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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