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혹은 비존재의 위협이 신의 고향이라고 했다. 두려움은 언제나 우리를 망상으로 이끌고, 일어나지도 않은 가상 안에서 이미 패배해버린 인간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우상을 만들고는 했다. 그렇게 국가나 종교, 혹은 어떤 이데올로기는 두려움으로 세상을 지배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모두 허상이다. 두려움의 구름이 걷혀야 막힌 길 같아 보여도 반드시 존재하는 솟을 구멍을 찾을 수 있는 법이다. 덮어놓고 잊어버리고, 누군가 해주겠지 위탁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점점 어지럽고 혼자가 되는 것 같이 각박한 사회 속에서 우리의 마음은 작은 장벽 앞에서도 크게 요동치지만, 흔들림을 받아들이고, 마음을 붙들어야 진실하게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청년들의 좌절, 그리고 전쟁과 학살이 매일같이 일어나는 악마 같은 현실 속에서 이 노래들이 어떤 이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라본다.
3년 만에 디지털 EP 앨범 《난기류》로 돌아온 황푸하는 불안에 잠식돼버린 이들에게 간단한 일상의 언어로 위로를 건네고자 한다. 황푸하는 2018년 정규 2집 《자화상》부터 주로 베이시스트 정수민, 바이올리니스트 황예지, 이렇게 셋이 활동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이들을 ‘자화상 트리오’로 불러주었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피아니스트 진수영이 합류해 ‘자화상 콰르텟’으로 연주진을 구성했다.
뮤직비디오는 지난 3집 《두 얼굴》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권철 감독이 참여했으며, 특별히 앨범 커버 아트에는 인도네시아 아티스트 hai rembulan이 참여했다. 불안과 꿈, 인간의 내면을 따뜻하고 영성 있는 시선으로 흔들림 속에서도 진실하게 나아가려는 《난기류》와 예술적 공명을 이루며 앨범의 시각적 완성도를 높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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