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고, 오늘도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가 끝난다.
특별한 약속도 대단한 계획도 없이 서로의 하루에 기대앉아, 노을이 스며드는 방 안에서 영화를 틀어놓는다. 말이 많지 않아도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 시간.
'낭만은 낭비하는 거래요'는 특별하지 않은 하루의 끝에서 발견한 감정들을 차분히 모은 곡이다.
영화를 틀고, 잔을 채우고, 어깨에 기대 잠드는 순간들, 늦은 저녁을 먹고 두 손을 잡고 걷는 동네 골목처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장면들을 따라간다.
쓸모를 따지느라 놓쳐온 순간들, 효율과 성과로 설명할 수 없는 시간의 가치가 담담한 멜로디 위에 대화하듯 얹힌다. 도망치듯 떠나는 낙원보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함께 보내는 밤이 더 소중하다는 믿음이 곡 전체를 조용히 이끈다.
낭만은 낭비라는 말이 자연스러워진 시대에, 이 노래는 말한다.
아무 쓸모 없어 보이는 순간들이야말로 우리의 하루를 버티게 한다고.
화려함 대신 온기를, 거창한 위로 대신 조용한 동행을 선택한 곡.
낭만은 낭비라지만, 우리는 오늘도 기꺼이 그 낭비를 선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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