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를 그리던 한 남자가, 어느 날 도시의 불빛 사이로 걸어 나온다면? 컨템포디보(Contempo Divo)의 새 노래 〈MR 간다라간〉은 그 상상을 진짜 이야기처럼 펼친다. 주인공의 이름은 간다라간. “좋은 세상 구경 나왔다”는 한마디와 함께, 그는 기원전 만오천년의 횃불을 지나 오늘의 네온 속으로 들어선다. 깨끗한 수돗물, 따뜻한 집, 냉장고와 세탁기, 손안의 인터넷—그 풍경을 확인한 뒤 그가 남기는 결론은 단순하지만 묵직하다. “좋은 세상 빨리 간다, 웃고 살아라.”
노래는 이야기처럼 흘러간다. 1절에서 들소와 사슴이 춤추던 벽화가 살아 움직이고, 2절에서는 전자레인지 ‘띵’ 소리 위로 성악 하모니가 겹친다. 중간중간 터지는 콜앤리스폰스 “우아야!”, 그리고 누구나 첫 소절에 따라 하는 주문 “간다라 간다라 간다라간” 이 귀를 붙잡는다. 그 주문의 속뜻은 더 다정하다. “어둠이 내리야 별은 뜬다, 내일은 또다시 해가 뜬다.” 한밤의 위로이자 아침의 다짐 같은 두 문장이 후렴에 닻처럼 박힌다.
컨템포디보는 네 명의 성악가가 만든 남성 팝페라 4중창. 웅장한 하모니로 이야기를 밀어 올리되, 후렴은 가볍고 익숙하게 몸에 들어오도록 설계했다. 작사 장연선, 작곡 DJ처리·송광호, 편곡 FERRY. 발매는 9월 4일.
동굴에서 시작했지만, 이 노래가 도착하는 곳은 무대, 라디오, 그리고 길거리의 흥겨운 합창이다.
엔딩의 “짠짜라 잔짜 짠짠”가 울리면, 간다라간은 웃으며 손을 흔든다. “그럼, 내일 또 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