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광활한 바다는 나의 모든 것을 받아들여주었다.
1. Opening
모든 삶의 시작이 있었듯이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정또한 어떠한 시작점이 있었을 것이다. 다른 영혼들과 교류하면서 느꼈던 강렬한 상처와 트라우마는 우리를 여러갈래로 분열 시킨다. 그러나 분열을 경험하지 않으면 하나가 됨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분열이 없다면 온전함의 감사함을 느낄 수가 없다. 어쩌면 우리는 무엇인가 깊게 배우기 위해 이 세상에 존재되어온 것일지도 모른다. 하나였던 모든 분열된 조각들을 맞추고 다시 일체가 됨을 경험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인지도 모른다.
2. Releasing
어둠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빛의 존재를 안다는 것. 슬픔을 안다는 것은 그만한 행복을 누려보았다는 것. 차가움이 있기에 따뜻함이 존재하는 것. 누군가의 부재가 두렵다는 것은 그 존재를 익히 느꼈다는 것. 상처를 안다는 것은 그만큼 당신이 사랑할 수 있다는 것.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사랑을 선택하는 것.
3. Cycle
덧없는 삶에도 불구하고 못 다 받은 사랑에 대한 상처는 모순적으로 부딪히며 나를 괴롭힌다. 희노애락이 나의 육체에 남아있다면 이 땅에 태어난 것은 모든 것은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는 뜻일까 각각의 독특한 영혼에 갇혀서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 이해한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우리는 무엇을 배우기 위해 이곳에 남겨졌을까.
4. Escape
감정의 회피는 모든 것을 휘어지게 만든다. 도망친 곳의 천국은 아주 잠시뿐 나를 집어삼키듯 몰려오는 파도같은 무서운 감정들은 내가 지금 인생의 어디쯤 서 있는지 알아차리게끔 만든다. 그렇게 나는 도망치지 못하였다. 뒤이어 펼쳐진 끝도없는 공허는 나를 죽일 것이라는 예상을 빗나가고 그만의 차가운 방법으로 나를 쓰라리게 감싸안았다. 그제서야 나는 알게되었다. 너는 사랑을 채울 수 있는 공간이구나. 너가 없으면 사랑도 존재할 수 없기에. 아, 너는 결국 사랑이었구나.
5. Feelings
견딜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와도,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통이 느껴져도 이곳이 화려한 지옥일지라도 이 모든 것에는 언젠가는 끝이 있기에 삶은 여전히 아름답다.
6. Surrender
삶의 모든 것에 항복하는 마음. 그것이 한치앞을 알 수 없는 이 오묘한 세계를 살아나가는 방식이다. 때로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것보다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고 안전한 대지에 도달한 뒤에 다시 산을 오르는 것이 현명할지도 모른다.
7. Deep wave
감정과 생각을 파도와 같이 흘려보내고 현재에 머무를때에 우리의 진정한 자유는 시작된다. 잔잔한 바다에서의 유영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높은 파도가 닥칠때에는 우리는 중심을 잃고 쓰러질때가 있다. 우리가 해야할 것은 그저 몸에 힘을 빼고 물위로 떠오르는 것. 떠오른 채로 파도를 온전히 느끼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작은 즐거움을 기어코 찾아내는 것.
8. Mysterious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왜 이 낯선 곳에 떨어져 모든것이 현실임을 철저히 믿고 서로를 헤치며 살아갈까.
9. Sorrow
세상에서 가장 작은 존재가 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혼자만의 무덤을 파고 그 안에 고이 눕는다. 내가 만든 날카로운 창들은 오로지 나에게만 향한다. 기꺼이 내 몸을 뚫게 두고 눈물 한 방울 떨구지 않는다. 상처는 다시 차올라 살점이 되고 흐르는 피는 언젠가 굳어 냄새를 잃는다. 창을 다시 뽑아내고 내려놓기. 그렇게 다시 무덤을 덮는다. 나의 밤은 그렇게 흐른다.
10. Memories
당신의 깊이를 모를 심연에 나를 넣어주세요. 당신과 온전히 함께할게요 힘을 풀어요. 당신의 눈물은 나의 보석이자 내가 쉴 곳이에요. 당신의 얼굴에 무지개가 떠오를 때에 나비가 되어 춤을 추거나 당신의 마음에 안개가 드리울때에 반딧불이가 되어 머무를게요. 당신을 떠나지 않을게요. 우린 꼭 함께 죽을거에요
11. Inner fairy
고요한 밤이 오면 내 마음엔 잔잔한 바다가 떠오른다. 어떤 것도 방해하지 않는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그런 바다가 나타난다. 나는 그 바다 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작은 인어. 더 이상의 잡념도 더 이상의 문제도 이곳에선 사라진다. 조용한 바다와 하나가 되어 나의 몸과 마음을 맡기고 그저 존재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