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우진 [안암역 이별]
신입생인 나에게 개강 만큼이나 설레었던 것은 그녀와의 만남이었다. 처음 그녀가 내 옆을 스쳐 지나갔을 때 나는 그녀의 이름조차 알지 못했지만 그때 용기를 내어 그녀의 연락처를 물어보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만남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 3월의 화창한 햇살 아래서 나는 그녀에게 사랑을 말했고 그녀는 좋은 남자가 되어 달라며 내 고백을 흔쾌히 받아 주었다.
그러나 영원한 사랑을 다짐했던 그녀는 더이상 내 곁에 없다. 우리는 서로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이 싸늘한 한 마디만 남긴 채 그녀는 열차를 타고 떠나 버렸다. 이미 출발한 열차를 되돌려 세울 수 없음을 알기에 그저 플랫폼을 서성일 뿐이었다. 안 그래도 추운 겨울을 그녀 없이도 살아낼 수 있을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