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제가 자주 가는 카페에는 그녀가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그 카페에 들립니다. 문을 열기 전에 마른 머리를 메만 지고, 문을 열고서는 들릴 듯 말듯한 소리로 인사를 하죠. 나는 그녀와 눈을 맞추기가 부끄러워 늘 고개를 떨구고서야 주문을 합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라는 말과 함께 카드를 건네고 다시 카드를 건네받습니다. 나는 잠깐 동안 생각합니다. 내가 건네는 저 카드가 나의 휴대폰이었다면, 그녀가 내게 다시 건네는 나의 휴대폰에 그녀의 번호가 찍혀있다면.. 하는 상상을 하며 커피가 나오길 기다리죠. 그 찰나의 시간들이 어느 정도 쌓여 감에 나의 마음속에 점점 그녀로 차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녀와 나눈 대화라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라는 말과 '수고하세요'라는 말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내 마음속 가득 그녀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놀라게 했습니다. 내 마음에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가득 찰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벅차올랐고 설레었으며 넘쳐흐르는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고 동시에 상처받을까 하는 두려움을 포함한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들이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참 매력적입니다. 그녀는 너무나 아름답죠.
아름다운 그녀에게 나는 어울리지 않는 것만 같아요. 매력적인 그녀 앞에서 내 모습은 너무나 초라해 보여요. 하지만 저는 참을 수가 없었죠. 말 한마디 제대로 건네지 못하는 나의 모습과 이대로 내 마음이 잊히는 두려움을 견딜 수 없었기에 이 노래를 만들게 되었어요. 내 마음이 거절당할까 하는 두려움보다 이대로 내 마음이 잊혀지는 두려움이 더 크기에 당신을 향한 이런 마음이 있었다는 걸 전하려 해요. 매력적인 나의 뮤즈에게 이 노래를 바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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