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니라"
[이사야 43:21]
Episode #01
3월, 대구에 때아닌 폭설이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무슨 바람에서 였는지 지난달부터 운동 삼아 앞산을 조금씩 오르던 차였어요.
폭설이 내리던 날 문득 이런 날 산에 가야 한다며 차를 몰고 나갔습니다.
비옷을 입고 군 복무 때 사용하던 전투화를 싣고 늘 오르던 전망대까지 올라가려고 발길을 내디뎠어요.
그날따라 날씨 탓인지 기분 탓이었던 건지 소복이 눈 덮인 등산로를 오르는데 앞서 올라갔던 등산객들이 모두 하산하고 있었고 조금 더 오르니 산을 오르는 등산객은 제가 유일했어요.
눈은 계속해서 오고 있었고 낮이었지만 눈 오는 날씨와 뿌연 하늘, 미끄러운 바닥에 조금씩 무서워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제가 그렇게나 겁이 많은 줄을 그날 깨달았습니다.
제 귀에는 마커스 워십의 찬양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겁은 나고 무서운데 그래도 왔으니까 올라가야겠고..
괜히 까불었나? 괜히 왔나? 아.. 내려올 때는 어쩌지? 하며 꾸역꾸역 발걸음을 내딛고 있을 때 제 눈에 저보다 앞서 눈 오는 산을 올랐던 등산객들의 발자국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기분 탓인가? 울컥하더더라고요.. 그 발자국을 보며 걸어가니까 무섭지 않더라고요
눈은 계속 오고 바람 불고 바닥은 여전히 미끄러운데 두렵지 않더라고요
예수님의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아무리 발버둥 친다 해도 부정할 수 없는 내 상황과 현실, 나의 연약함과 아픔, 슬픔과 괴로움은 늘 나와 가깝게 있겠죠
하지만 내 어지러운 상황과 현실, 나의 연약함과 아픔, 슬픔과 괴로움 속에서도 늘 주님께서 나와 함께하고 계시고 함께 걸어가고 계신다는 것을 내가 알고, 내가 그것을 믿고, 내가 그것을 경험한다면 두렵지 않을 수 있겠구나
나보다 앞서 걸어가신 예수님을 따라 산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그의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그의 발자국을 보며 한 걸음 내디딜 때 내 안의 두려움을 걷어가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