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자가 표현하고 싶은 색은 많고 그만큼 가야금으로 담고 싶은 그림도 많다.
눈을 밟는 저벅한 발걸음 소리도
아주 깊은 물속에서 고요히 들리는 뭉근한 잠수 소리도
연필로 스케치하듯 사각거리는 낙엽 소리도
그리고 얼어져 있는 땅속에서 꿈틀거리는 새순의 소리도
다른 점들이 모여 하나로 이어지다.
모든 두려움과 낯섦이 설렘과 환희로 가는 수많은 순간을 담았다.
1, Bloom again
눈 덮인 겨울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마침내 꽃피울 봄을 노래하다.
'Bloom Again 다시 피어나'는 Indie Pop 스타일의 트렌디한 밴드 사운드와
봄의 정취를 가득 담은 가야금의 우디한 소리가 만나 만들어내는 풍경이다.
눈을 밟는듯한 felt piano 소리로 시작하는 곡의 오프닝은 겨울의 끝을 떠올리게 한다.
말렛과 앰비언트 기타로 만들어낸 Lo-fi의 아날로그 질감은 풍성하게 노래의 곳곳을 채우고, 그 안에서도 존재감을 잃지 않는 가야금의 속삭임이 봄을 향한 기대와 희망을 이야기한다.
2. 가야금樂
전통악기의 한계를 뛰어넘어 도전하는 이나경의 가야금 Rock.
가야금의 화려한 탄현이 파워풀한 밴드의 사운드를 만나 이전에 없었던 크로스오버 락 시나위를 완성한다.
하드락과 메탈을 떠올리게 하는 터프한 기타 리프 위에 가야금과 태평소의 전통 가락을 얹어 만들어내는 폭발적인 밴드 사운드.
3. 파고(波高)
유러피안 재즈 스타일의 우아하고 이지적인 피아노에
가야금의 섬세하고 깊은 울림을 담다.
재즈의 형식을 빌려 그려낸 인생의 바다. 곡의 처음과 마지막에 테마를 연주하며 풍랑이 몰아치기 전의 고요함과 초조함을 묘사했다. 피아노와 가야금의 즉흥연주에서는 각각 높고 낮은 파도를 선율과 화성에 담아 때로는 잠잠히 때로는 격정적으로 노래했다. 클래식의 대위법과 재즈의 트레이드 기법을 사용하여 두 악기의 연주를 교차로 배치한 파트도 곡의 즐거움을 배가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