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꾸라지며 내리는 빗방울 사이로 빛은 굴절된다.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목구멍 끝까지 휘저어 울분을 토해내도 변하는 것은 없다.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울음을 멈추고 벽에 귀를 대고 눈을 감았다.
오직 그 순간이 되어야만 빗소리가 고막을 스칠 수 있었다.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혀 부서지며 파편이 휘날리는 소리
고요한 선율을 그려내는 소리
밤이 기울어지며 별이 낙하하는 소리
마치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처음부터 그런 밤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