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너의 손으로 네 심장을 움켜잡고는, 몇 번이고 동맥을 꺾어 부러트리며 처참하게 울부짖었다.
네 심장은 처참하게 갈변하고, 푸른 심장을 조르던 손은 그저 푸르스름 시들어갈 뿐이다.
어떠한 몸짓과, 또 어떤 가증스러운 언어가 이를 변명할 수 있을까.
부드럽지 않아도 좋아.
가학적인 숨의 박동을 들려줘.
너도 알고 있잖아?
우리는 생각보다 곪아있어서 애써 미화시켜도 이미 퇴색된 푸름이 다시 파랗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위태로운 권태의 끝에서 기록되지 않은 것들은 시나브로 망각될 뿐이고,
그 빈 공간을 채우는 일은 꽤나 가증스러워 백지에 잉크를 새겨 넣는 일은 영영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네게는 이제 심장이 없고,
줄곧 한가로운 안부만을 기다려왔던 밤은 결코 다시 오지 않을 거야.
그러니 있잖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기록해서 남겨두어도 돼?
네 몸 위를 타고 흐르는 선홍빛 핏방울이 참란할 만치 아름다워서,
의식하지 않고는 종이에 잉크를 새겨 넣는 일을 까먹은 채로 정신을 잃어버리고 말 거야.
간단한 감각 하나를 새겨 넣는 것조차 수많은 단어를 이어붙여야 하는데,
너의 생은 그보다도 짧구나.
부디 등 돌리지 말고 나를 바라봐줘
그것이 나를 위함이 아닌, 너를 위한 일이라고 애써 자위해도 모른 척 넘어가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