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가 손을 꼭 잡고 있더니
할아버지가 기차 떠나기 전
할머니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하셨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타신 후 기차가 떠나자
기차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고 계셨다.
얼마나 가슴이 찡하던지
어떤 젊은 연인들보다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그 분들 사이에서는 어떠한 열정보다도
강한 신뢰와 사랑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 나도 나의 노후의 모습이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랬다
함께 늙어간다는 건
단순히 같이 오래 산다는 것만이 아니다.
그것은 아침에 같이 눈을 뜨고 밤에 함께 잠이 들면서
같은 추억을 공유해 나가는 일이다.
가장 기쁜 순간에도, 가장 슬프고 힘든 순간에도
바로 옆에 서서 서로를 축복하고
때로는 위로하고 아파하면서
같은 길을 걸어 가는 일이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
상대방에게 맞추기 위해 때론 나를 깎아내야 한다.
인생의 힘든 고비들을 넘어가면서
긴 여정을 함께 하기도 어려울 텐데
신뢰를 쌓아가고
더더욱 사랑하게 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가끔 난 나의 아름다운 노후를 꿈꿔본다.
인생의 황혼에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작은 티테이블에 마주 앉아
옛 이야기에 같이 웃고 때론 가끔 눈물지으며
기억나는 순간마다 함께 한 사람이 있음에 감사하고 싶다.
생각보다 어쩜 멀지 않을 나의 미래..
그것이 정말 내 꿈처럼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

